남학생은 ‘폭행·스토킹·금품갈취’ 같은 전형적인 학교폭력을 주로 겪는 반면 여학생은 ‘왕따·사이버괴롭힘’ 등 언어·심리적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의 201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이런 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지만 학교폭력을 당하고 신고해도 별 효과가 없었다는 답변이 부쩍 늘었다.
교육부는 올 3월 24일∼4월 30일 전국 초등 4학년∼고교 3학년 학생 498만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이 중 학교폭력을 경험한 6만2000명의 피해 유형을 조사한 결과 남학생은 폭행·스토킹·금품갈취 피해가 각각 15.3%, 12.5%, 9.2%를 차지해 여학생(5.3%, 8.7%, 6.1%)보다 훨씬 높았다. 여학생은 ‘관계적 괴롭힘’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집단따돌림을 경험한 응답률이 22.6%로 남학생(13.6%)에 비해 많았고 모바일 메신저 폭언 등 사이버괴롭힘(15.4%)도 남학생(5.6%)보다 3배가량 높았다.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6만2000명)은 전체의 1.4%로 지난해 2차 조사(1.9%)보다 0.5% 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저학년일수록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 비율이 높아 고등학생은 0.6%, 중학생은 1.3%, 초등학생은 2.4%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이 발생한 시간은 주로 ‘쉬는 시간’(41.3%)과 ‘하교 이후’(15.8%)였고, 가해자는 대개 ‘같은 학교 같은 학년’(68.9%)이었다.
학교폭력 피해자의 78.4%는 피해 사실을 가족, 학교, 친구, 상담센터 등에 적극적으로 알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신고한 효과가 있었다’는 답변은 33.9%에 불과했다. 지난해 2차 조사 때보다 7.3% 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교육부 관계자는 “피해자 입장에서 볼 때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대응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며 “자치위원회 운영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우리시대 청소년 자화상] 남학생 ‘폭행’ 여학생 ‘왕따’ 가장 많이 시달려
입력 2014-07-11 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