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중국 선양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인 모녀와 한국인 여행객이 세관의 조사를 받았다. 겉으로 보기엔 수상한 점이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겉옷 안에 금괴를 숨길 수 있는 특수제작 조끼를 착용하고 몰래 금괴를 들여오던 운반책이었다. 적발된 양은 1㎏짜리 금괴 24개, 10억원에 달했다.
관세청은 올해 상반기 금괴 밀수를 단속한 결과 모녀 밀수 사건을 포함해 19건, 금괴 63㎏(28억원 상당)을 적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4건, 총 11㎏에 비해 5배가량 증가했다. 금괴 밀수 검거 건수는 4월까지 5건(14㎏)에 그쳤으나 5월부터 국제 금 시세가 국내와 비슷해지면서 대폭 증가했다.
관세청은 일부 계층이 비정상적으로 재산을 은닉하고 축적하는 수단으로 금괴를 활용하면서 금괴 밀수가 성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7월 1일부터 현금영수증 의무 발급이 30만원에서 10만원으로 확대되면서 사업자들이 무자료 거래에 따른 탈루 등 ‘지하경제’ 수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적발된 사례를 보면 과거에는 대만과 홍콩에서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 인천항 등을 통해 분산 반입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엔 선양에서 인천공항으로 반입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밀수 수법은 지능화돼 특수조끼 안에 은닉하거나 아예 팔찌나 목걸이 형태로 목과 팔에 두르고 들여오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관세청은 “현재 선양 세관과 중국 공급 조직에 대한 공조수사를 추진 중이며, 단속이 취약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우범여행자에 대한 정보분석 및 신변검색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특수 조끼로 숨기고 팔찌·목걸이처럼 두르고… 2014년 상반기 금괴밀수 적발 5배 급증
입력 2014-07-11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