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다단계 업체였던 제이유(JU)그룹의 후신으로 꼽히는 다단계업체 ‘휴먼리빙’의 전·현직 경영진 4명이 구속 기소됐다. 수사 당국은 12년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있는 주수도(58) 전 제이유그룹 회장의 공모 여부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조기룡)는 휴먼리빙의 안모(52·여) 대표와 신모(55·여) 전 대표 등 4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지능1팀이 수사해 검찰로 송치한 사건이다.
안씨 등은 회원들에게 투자금 성격의 물품구입비를 받더라도 이에 대한 물품이나 약정 수당을 지급할 능력이 없으면서도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서울 본사 및 전국 63개 지점을 통해 피해자 1300여명으로부터 3만8000여 차례 1180억원 정도를 끌어모은 혐의다. 당시 휴먼리빙은 소비자 피해 보상을 위해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에 예치한 출자금마저 세금체납 등으로 압류되는 등 정상적 경영활동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한다.
휴먼리빙은 2005년 8월 ‘훼이겟’이란 상호로 설립돼 2007년 ‘RESD’로 이름을 바꿨다가 2009년 12월 휴먼리빙으로 다시 변경했다. 주로 건강식품과 화장품, 농수산물 등을 다단계 방식으로 판매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유일하게 등록돼 있는 휴먼리빙의 2011년도 감사보고서를 보면 당기 영업적자 121억원, 순손실 160억원을 기록해 ‘존속 능력에 의문이 든다’고 평가돼 있다. 결국 휴먼리빙은 지난해 말 공제조합과의 공제 계약이 해지됐고, 올 1분기 폐업했다.
검·경은 휴먼리빙 전·현직 경영진이 주수도 전 회장의 지시를 받아 회사 경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옥중 경영’을 통해 휴먼리빙 영업을 사실상 총괄하면서 재기의 기회를 노렸다는 것이다. 주 전 회장은 불법 다단계판매 영업을 통해 2조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07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2009년 12월에는 정치인 등에게 수억원의 로비자금을 건넨 혐의로 징역 10개월이 추가됐다.
주 전 회장은 실제 2009년 5월 휴먼리빙(당시 RESD) 임직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제이유그룹에 속했던 사업자들과 임직원들이 주축이 되고 제이유그룹의 재건을 희망하면서도 경제적 도움을 주신 분들에 의해 회사가 탄생했다”고 썼다. RESD는 ‘리(다시) 주수도’란 뜻으로 추정된다.
1차 수사를 맡고 있는 경찰은 수감 중인 주 전 회장을 소환조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주 전 회장의 법률 대리인 역할을 해 온 변호사 A씨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국민일보는 A씨와 전화통화를 시도하고, 사무실로도 찾아갔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된 이들 외에 다른 공범 몇 사람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동성 황인호 기자 theMoon@kmib.co.kr
[단독] ‘불법 다단계’ 주수도 JU 후신 휴먼리빙도 1180억 사기 혐의
입력 2014-07-11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