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황제 대관식’ 한 걸음 남았다

입력 2014-07-11 02:58
리오넬 메시(27)가 10일(한국시간) 마침내 조국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를 뛰어넘어 황제 등극의 기회를 잡았다.

메시는 그 누구보다 화려한 축구인생을 걸었지만 마라도나를 능가하기에는 1개의 트로피가 부족했었다. 바로 월드컵 우승컵이다.

마라도나는 1986 멕시코월드컵에서 ‘신의 손’ 사건으로 유명한 잉글랜드전 골을 포함해 5골을 터뜨리며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에서도 준우승을 연출했다. 이후 24년 동안 아르헨티나는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마라도나와 비슷한 신체에 화려한 드리블로 그라운드를 휘젓는 메시를 두고 사람들은 ‘마라도나의 재림’이라고 불렀다. 메시의 등번호 10번도 마라도나에게 물려받았다.

메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에서 10시즌 동안 정규리그 276경기에서 243골(평균 0.88골)을 터뜨렸다. 프리메라리가 4년 연속 득점왕, 세계최우수선수상인 발롱도르 4년 연속 수상, 유럽챔피언스리그 3회 우승 등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국가대표로도 42골을 넣어 마라도나의 기록(34골)을 능가했다. 이날 네덜란드와의 경기를 포함해 A매치 92경기에 출전해 마라도나보다 한 경기 더 뛰었다.

하지만 월드컵에서의 부진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마라도나는 1982년부터 4개 월드컵에 연속 출전, 21경기에서 8골 8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메시는 2006 독일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8경기 출전, 단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브라질월드컵 결승전 진출로 메시는 명예 회복의 기회를 잡았다. 이번 대회 들어 자신에게 재량권을 부여한 알레한드로 사베야 감독의 지원 아래 4골을 터뜨리며 아르헨티나를 이끌고 있다. 그는 브라질월드컵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해 팀이 터뜨린 7골 중 5골에 간여했다. 4경기 연속 ‘맨오브더매치(MOM)’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메시가 마라도나 같은 전설적인 축구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드디어 잡았다”며 “제가 감히 단언컨대 월드컵 우승컵을 드는 순간 메시는 마라도나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