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죄인을 부르러 오신 예수님

입력 2014-07-11 02:01

하나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은혜와 평강이 사랑하는 여러분과 함께 하길 바랍니다.

예수님께서 세리(稅吏)였던 마태를 제자로 부른 내용은 마태복음 외에 마가복음 2장과 누가복음 5장에도 기록돼 있습니다. 다른 점은 마가복음과 누가복음에서는 마태를 레위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마태복음은 레위가 아닌 마태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당시 유대 땅에서 세리들은 죄인 취급을 당했습니다. 이들은 로마 제국의 앞잡이였습니다. 세금을 과도하게 징수해 동족의 고혈을 짰습니다. 최대한 많은 세금을 과세해 자신의 배를 채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세리들이 유대인들로부터 미움을 받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이들은 정직하지 못했고 도덕적으로도 흠결이 많은 집단이었습니다.

마태는 가버나움에서 세리로 일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가버나움은 이집트와 다마스쿠스를 연결하는 육상통로이자 갈릴리 호수를 통해 다른 지역과 연결되는 해상통로였습니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지역이었죠. 사람들은 풍요로운 삶을 영위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버나움에서도 세리는 회당 출입이 금지된 죄인이었습니다. 세리와는 사업도, 물건 통용도 할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이들과 함께 식탁에 앉아 식사하는 것조차 금지됐습니다. 그런 세리였던 마태에게 어느 날 예수님이 다가왔습니다. 예수님은 마태를 제자로 불렀습니다. “나를 따르라.” 예수님의 말씀에 마태는 어떤 군말도 없이 ‘일어나’ 따랐습니다. 세리 일은 과감히 그만두고 예수님의 부름에 응답했습니다.

곧이어 마태는 ‘많은 세리들과 죄인들’을 자신의 집에 초대했습니다. 이들은 예수님, 그의 제자들과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이 ‘공동식사’는 세리를 향해 쌓아 올려져 있던 벽을 허무는 역할을 했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셨다는 말씀이 세리 마태를 통해 이뤄진 자리였습니다. 마태복음에서 ‘레위’를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뜻의 ‘마태’로 쓴 것은 세리조차도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마태복음 저자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한편 스스로 의인이라 여긴 바리새인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은 무조건 ‘세리와 죄인들’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때 바리새인들이 부르는 ‘죄인들’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칭하는 단어가 아니었습니다. 유대교의 종교적 규정을 지킬 수 없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통칭한 용어였습니다. 예수님은 마태를 제자로 부르신 뒤 마태의 집에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식사를 나누심으로써 바리새인들이 정한 죄인의 범위를 없애 버렸습니다. 하나님의 긍휼로 죄인들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마태복음엔 ‘긍휼’이라는 단어가 세 번(9장 13절, 12장 7절, 23장 23절)이나 나옵니다. 이 단어는 바리새인과 의(義)를 둘러싼 문제를 두고 벌어지는 사건에서만 등장합니다.

바리새인처럼 스스로 의인이라 자부하며 다른 사람을 죄인으로 규정한다면 하나님의 의가 이뤄질 수 없습니다. 마태처럼 예수님 부르심에 응답하고 베풂과 나눔을 실천할 때 하나님의 의가 이뤄집니다. 하나님은 제사보다는 긍휼을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모든 지각에 뛰어나신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남상준 목사(대전 소망루터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