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살면서 한번쯤 던져봐야 할 인생의 질문들

입력 2014-07-11 02:54

단 하나의 질문이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내가 지금 왜 이걸 하고 있지?’ 같은 단순한 질문부터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하는 심오한 것까지. 질문은 간단해도 답변에 이르는 과정은 쉽지 않다. 스스로 새로운 생각을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될만한 책 두 권이 나왔다.

‘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가: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질문’(김영사)은 미국 하버드대 철학교수 로버트 노직의 인생학 강의다. 저자는 사물에 다각적인 질문을 던지는 ‘소크라테스적 논변’으로 30세에 하버드대 정교수가 됐다. 노직은 현존하는 가장 뛰어나고 독창적인 철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던지게 되는 근본적인 질문에 자신만의 해답을 제시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에서부터 부모와 자식, 행복, 감정, 성(性), 가치와 의미, 깨달음, 이상과 현실, 홀로코스트까지. 특정 주제에 맞춰 이와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한다.

예를 들면 ‘여러 세대에 걸쳐 재산을 상속하는 것은 정당한가’라는 질문에선 세습을 통해 완성되는 인간 고유의 욕망을 얘기한다.

저자는 물질적 불평등이 세대를 거치면서 계속 쌓인다면, 답답하고 통제된 사회가 된다고 주장한다. 후손에게 전해줘야 하는 것은 물질을 배제한 지금까지 쌓아온 정신적 가치라는 것이다. ‘성(性)’을 다른 사람과 맺는 가장 강렬한 이끌림이라고 정의한 그는 ‘성적 흥분’에 대해 교수형을 앞둔 시간만큼이나 마음을 집중시킨다고 말한다. 또 노화는 일할 능력을 줄여 죽는 순간에 느끼는 후회의 양을 감소시킨다고 주장한다.

전체적으로 한 번 읽어 쉽게 이해되는 책은 아니다. 시간을 갖고 한 줄 한 줄 차분하게 읽어볼 것을 권한다.

반면 ‘최고의 석학들은 어떤 질문을 할까’(웅진지식하우스)는 한결 쉽게 읽힌다. 세계 최고 지성들에게 ‘자신의 삶에 가장 영향을 주었던 질문’을 물었고, 이중 엄선된 90여개를 모아 책을 만들었다.

‘깨진 유리창 이론’으로 유명한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는 ‘급한 상황에서 영웅적인 행동을 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또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 들어라’의 허자 크리스 기아보는 ‘다른 사람들이 다 뛰어내린다고 나도 그래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도발적이고 기발한 질문들이다. 답은 그리 심각하지도, 길지도 않지만 울림은 크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