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새벽 황해도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 영토를 가로지르는 위험 부담을 안고 미사일을 쏘기는 지난 3월 26일 평안도 숙천 일대에서 노동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후 3개월여 만이다. 한·미 합동군사훈련 ‘독수리연습’이 진행 중이던 때였다.
북한이 또다시 도발 수위를 높이며 무력시위를 재개하는 모습이다. 이번 미사일을 포함해 발사체 발사는 올 들어 13번째다. 7차례가 2월 말∼3월 집중됐고 숨고르기를 하다 지난달 말부터 연거푸 4차례 발사했다. 하지만 무력시위 중에도 남한에 ‘특별제안’ ‘인천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 등 유화 제스처를 보였다.
북한이 다시금 ‘미사일 카드’를 꺼낸 것은 꽉 막힌 대내외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충격요법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는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 등 북의 특별제안을 단호히 거부했고, 응원단 파견과 함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한 데 대해서도 ‘분리 대응’으로 맞받았다.
또 한·중이 전례 없이 가까워지는 등 격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 중국도 북한을 외면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일본,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외교관계가 틀어진 데 대한 초조함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지난해 말 장성택 처형 이후 내부에도 긴장 요인이 여전히 잠복해 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내치가 잘 되려면 외치가 안정돼야 하는데 중국, 한국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 보니 군사력을 활용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심산”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바라는 중국을 직접 움직이게 하려는 압박 전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강온 양면 전술이 지나치게 오락가락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권력 장악력을 의심하기도 한다.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지낸 새누리당 심윤조 비상대책위원은 국회 비대위원회의에서 “북한 정세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불안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북 전문가들은 김 제1비서의 호전적 행태에서 원인을 찾는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김 제1비서는 군부 중심의 동선을 이어가고 있고 매번 실전 전투훈련을 강조한다”며 “군부 중심의 측근들과 젊은 지도자 특유의 과감함이 합쳐져 긴장을 극대화하는 패턴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하지 않은 채 미사일을 쏘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백민정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minj@kmib.co.kr
[이슈분석] 잇단 北 미사일 발사 왜… 꽉 막힌 상황 ‘돌파구 찾기’ 고육책
입력 2014-07-10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