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9일 7·30 재·보궐 선거 공천을 둘러싼 당내 반발에 대해 작심하고 불만을 터뜨렸다. 측근 ‘챙기기’ 혹은 측근 ‘버리기’ 논란에 대한 누적된 억울함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금태섭 전 대변인이 가용 가능한 인재 풀 중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가졌음에도 흔쾌히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을 보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날 자신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금 전 대변인을 경기도 수원에 전략공천하려고 하자, 일부 최고위원들이 “서울 동작을에서 없는 경쟁력이 수원에선 생기느냐”며 반대한 일을 공개 비판한 것이다.
안 대표는 “저와 인연 있는 사람이 최적의 후보일 때는 ‘자기 사람 챙기기’라 하고, 인연 있는 사람이 선정 안 되면 ‘자기 사람도 못 챙긴다’고 한다”며 “그런 잣대로 비판하면 하느님인들 비판받지 않을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대표가 불만을 터뜨린 직접적인 이유는 금 전 대변인을 둘러싼 연이은 전략공천 논란이다. 하지만 6·4지방선거 공천 이전부터 누적된 안 대표의 피로감과 불만도 함께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초 창당 이후 당내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모든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에 대한 억울함도 묻어난다. 아직 당내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안 대표는 고비 때마다 옛 민주당 인사들의 반발에 부딪혀 왔다.
그러나 금 전 대변인 공천문제를 둘러싼 논란만 놓고 보면 안 대표 스스로 자초한 측면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금 전 대변인은 동작을에서 출마의사를 밝혔지만 지난 3일 ‘기동민 전략공천’이 발표되기 직전 안 대표에게 상황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대변인직을 사임했다. 금 전 대변인은 여의도를 떠나 본업인 변호사로 복귀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또 “동작을이 아닌 곳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금 전 대변인을 수원에 전략공천하려고 밀어붙였다. 하지만 금 전 대변인은 자신의 전략공천 논의가 진행 중이던 8일 오후 9시30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거부의사를 밝혔다. 안 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이 “사전에 금 전 대변인의 연락이 없었느냐”고 묻자 “없었다”고 대답했다. 안 대표와 금 전 대변인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금 전 대변인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기 전에 안 대표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수원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측근 쓰면 챙긴다고, 안쓰면 못챙긴다고…”… 당내 비판에 폭발한 안철수
입력 2014-07-10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