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부끄럽게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식스팩+가슴근육 800만원 ‘성형 유혹’

입력 2014-07-10 02:21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배에 ‘왕(王)’자를 새기는 ‘식스팩 수술’을 비롯해 남성 성형수술 광고가 부쩍 늘었다. 좁은 어깨 같은 신체 콤플렉스를 교정하는 수준을 넘어 수술로 연예인 같은 몸매를 만들려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성형외과는 “연예인 ○○○의 식스팩도 수술로 만든 것”이란 식의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퍼뜨리거나 부작용을 숨기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가장 유행하는 남성 성형수술은 복부의 지방을 태워 배 근육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드는 ‘복근 성형’이다. 여기에 우람한 상체를 만들어주는 가슴근육 성형과 실리콘 등 보형물을 집어넣어 어깨가 넓어 보이게 하는 어깨 성형수술도 등장했다.

9일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들을 돌아다니며 남성 성형수술 상담을 받아 보니 병원마다 권하는 성형 부위와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A성형외과는 복근 성형에 500만원, 가슴근육 성형에 300만원을 불렀다. 모두 800만원인데 현금으로 결제하면 720만원으로 깎아주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수술후기를 작성하면 다시 100만원을 할인해준다며 수술을 권했다.

B성형외과는 복근과 가슴 성형수술을 함께 받으면 800만원, 복근 성형만 할 경우 500만원을 제시했다. C성형외과는 어깨 수술의 경우 현금 결제는 450만원, 카드 결제는 495만원을 받는다고 했다. 또 “피부가 얇을 경우 지방이식 수술을 같이 받아야 한다”며 지방이식 수술비로 80만원을 불렀다. 만약 수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 어깨에 삽입한 보형물을 빼야 할 경우에도 70만원 안팎을 내야 한다. 급하게 몸매를 다듬고 싶을 경우 지방흡입수술까지 같이 받을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일부 병원은 유명 연예인까지 내세우며 ‘수술 마케팅’을 벌였다. D성형외과는 한류스타로 유명한 남자 연예인의 사진을 상담실에 걸어두고 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저 연예인도) 우리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어느 부위인지는 비밀”이라고 했다. 이어 유명 방송인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분은 복근 수술을 잘못 받아서 식스팩이 배꼽 위에 그려져 있다. 정확하게는 식스팩의 맨 아래 라인이 배꼽에 걸쳐 있어야 한다”며 “우리 병원 의료진은 미적 감각이 뛰어나 그런 실수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심한 운동으로 몸을 만들면 얼굴이 상할 수 있어 많은 연예인이 이 수술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수술 부작용에 대한 설명은 많지 않았다. A병원의 경우 “제가 이 병원에서 30건 수술을 했는데 부작용은 혈종 한 번만 있었다. 그건 무료로 치료해줬다”고 설명했다. B병원 역시 “남자들은 둔감해서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주말에만 10여건씩 수술하고 있지만 문제가 있었던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근 성형수술은 피부와 근육 사이의 피하지방층을 인위적으로 태우는 작업이다. 피부의 감각이상이나 괴사, 몸의 부자연스러움, 수술 흉터 등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서울대 의대 조소연 교수는 “수술 중 피하지방층에 있는 혈관이나 신경다발을 건드릴 경우 궤양이나 감각이상 등이 올 수 있다. 또 배의 피하지방을 태워 없앨 경우 영구적으로 지방세포가 죽기 때문에 나중에 살이 찌더라도 뚱뚱한 배에 ‘왕(王)’자가 새겨진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