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칩 피임 장치’ 개발… 피부에 이식 피임물질 분비

입력 2014-07-10 02:57
피부 밑에 이식한 칩에서 필요할 때마다 피임 물질을 분비시켜 임신을 막는 마이크로칩(사진)을 미국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BBC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빌 게이츠가 지원한 이 연구는 내년에 미국 내 임상테스트를 거쳐 201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칩에는 피임을 막기 위한 신호물질인 레보노게스트렐 호르몬 16년 치가 저장된다. 몸 밖의 리모콘을 이용해 피임이 필요할 때 아주 소량의 호르몬을 체내에서 분비케 해 피임하는 방식이다. 피임하고 싶지 않으면 장치를 끄면 된다. 칩 사이즈는 가로 세로가 각각 2㎝이고, 두께는 0.7㎝다. 이 장치가 상용화되면 피임약을 미처 못 챙겼거나 먹기 어려운 상황일 때 간편하게 피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다른 사람이 무선통신으로 허락 없이 칩을 조작할 경우다. 연구진은 이를 막기 위해 리모콘이 칩 이식 부위와 1㎝ 이내에서만 작동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임신도 임신이지만, 연구진은 다른 의료 목적으로 칩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칩 속에 소량의 약을 넣어 특정 질환을 치료할 때 약 분비용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