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이랑의 참극’ 이후 브라질 전역이 요동치고 있다. 월드컵 열기에 잠재돼 있던 국민들의 반정부 정서가 들끓으며 각종 소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현지 교민 및 관광객에게 안전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브라질이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이후 국민들은 정신적으로 공황 상태에 빠졌다. 독일전 전반부터 울부짖던 국민들은 경기 후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국기를 불태우는가 하면 버스에 방화를 했다. 일부 지역에선 주민들이 상가를 습격해 약탈행위를 벌이다가 경찰에 체포됐으며, 일부 시위대는 경찰과 대치하다 강제 해산됐다. 또 소란한 틈을 노려 무장한 괴한들이 가방과 귀중품을 빼앗는 강도사건까지 발생했다. 벨루오리존치시에서는 축구팬들이 충돌해 최소 12명이 부상하고 8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브라질은 월드컵 개최 전부터 반대 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정부가 공공복지 예산을 월드컵 준비 비용에 써버렸기 때문이다. 브라질월드컵에는 역대 개최국 예산의 서너 배에 달하는 110억 달러(12조원)가 투입됐다. 월드컵 개막 후 시위는 흥행이라는 카드에 밀려 조금씩 잊혀졌다. 그러나 브라질이 독일에 참패하자 국민들의 분노는 오히려 더 악화됐다. 오는 14일 결승전 날에도 리우데자네이루에 1000명 이상이 모이는 항의집회가 예고돼 있다.
브라질 최대 마피아조직 PCC는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네이마르에게 척추 골절상을 입힌 콜롬비아 수비수 후안 카밀라 수니가를 응징할 것임을 예고했다. 어린 딸까지 협박받은 수니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이시여, 저를 보호해 주소서”라는 글을 남기며 극도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에 콜롬비아 정부가 직접 나서 수니가를 보호하고 있다. 수니가는 현재 자택에서 10명이 넘는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지영 기자
분노한 브라질 국민 곳곳서 부글부글… 방화·약탈 등 소요 잇따라
입력 2014-07-10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