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고 또 그리워”… ‘설국’ 노벨상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애타는 戀書 발견

입력 2014-07-10 02:34
소설 ‘설국(雪國)’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20대 시절 약혼까지 했지만 결국 헤어진 첫사랑과의 슬픈 인연을 담은 편지가 발견됐다고 교도통신을 비롯한 일본 언론이 9일 보도했다.

통신은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의 가와바타 자택에서 그가 파혼한 이토 하쓰요에게 쓰고 부치지 않은 편지 1통과 이토로부터 받은 10통의 편지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가와바타는 1919년 도쿄의 한 카페에서 일하던 이토를 만나 스물두 살이던 1921년 열다섯 살의 이토와 약혼한다. 하지만 이토는 갑자기 ‘어떤 특별한 사정’을 이유로 파혼을 통보했다.

1921년 10월 하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가와바타의 미발송 편지는 대략 700자 정도로 “병이 난 것 아닌가 생각하니 밤에도 잘 수 없다” “그립고 또 그리워서 빨리 만나지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아” 등 연인을 향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사히신문은 편지가 상대방을 향한 마음을 끊임없이 표현한 글로 청년의 순애보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이즈의 무희’ ‘비상’ 등 그의 작품에 영향을 줬다고 보도했다. 이들 편지는 16일부터 오카야마 현립미술관에서 공개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