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8일 7·30 재·보궐선거 충남 서산·태안 후보자로 논란 끝에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공천했다.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에 연루됐던 한 전 청장 공천을 두고 당내 반대 여론이 커 잡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위원회를 열고 서산·태안 지역 여론조사 경선 결과에 따라 한 전 청장을 후보자로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김세연 사무부총장은 "한 전 청장이 더 많은 득표를 해서 일단 여론조사 경선 결과에 따라 후보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김태흠 의원은 "과거 여러 권력형 비리에 연루됐던 사람을 후보자로 선정하려는 것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공천위원직을 사퇴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한 전 청장 공천이 뒤집힐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전 청장은 국세청 차장이던 2007년 전군표 당시 청장에게 인사를 부탁하며 자신의 부인을 통해 그림을 상납했다는 이른바 '그림 로비' 의혹에 연루됐지만, 지난 4월 대법원 판결에서 그림 전달을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 동작을에는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하기로 사실상 마음을 굳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사무실을 찾아온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30여분간 만났다. 이 원내대표는 "나 전 의원을 모시기 위해 달려왔다"면서 "나라와 당을 위해 일해 달라"고 간곡히 출마를 요청했다.
나 전 의원은 "정치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게 명분이다. 당의 어려움을 잘 듣고 열심히 고민하겠다"면서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어 이 원내대표와의 면담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국가나 당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9일 열리는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동작을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동작을 전략공천 후보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영입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자 나 전 의원에게 공을 들여왔다. 나 전 의원도 당초 동작을 출마에 난색을 표하면서 한때 제3의 지역일꾼을 물색하는 등 우왕좌왕했다. 하지만 이날 이 원내대표가 직접 찾아가 권유하면서 결국 나 전 의원의 결단을 이끌어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새누리, 한상률 공천 확정
입력 2014-07-09 03:08 수정 2014-07-09 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