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항공’은 비행기 삯이 싼 대신 갖가지 추가요금이 붙는다. 짐을 맡기거나 기내에서 밥을 먹을 때는 물론 음료 한 잔, 모포 한 장도 따로 돈을 내야 한다. 비행시간이 그리 길지 않으면 끼니야 거를 수 있다 쳐도 여행 가는 데 맡길 짐이 없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추가요금은 얼마나 붙을까.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국제 저비용항공사 에어아시아의 홈페이지에서 8일 예매 절차를 진행해 봤다. 오는 2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해 방콕 돈므앙공항으로 갔다가 25일 돌아오는 일정이다. 이 노선은 방콕으로 갈 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한다.
항공권은 유류할증료 등을 포함한 최저가 기준으로 왕복 35만2966원이면 끊을 수 있었다. 출국편이 26만2000원, 귀국편은 단돈 9만966원이면 됐다. 프로모션(특가) 적용을 받은 것이다. 여기서 끝나면 얼마나 싼 가격인가.
그러나 당장 짐을 부칠 때부터 무게에 따라 4단계로 추가요금이 붙었다. 인천에서 경유지 쿠알라룸푸르로 가는 항공편은 가장 가벼운 짐(20㎏ 이하)이 3만3500원, 최고 중량(30㎏ 초과∼40㎏ 이하)은 5만7100원이었다. 위탁수하물 추가요금은 쿠알라룸푸르에서 목적지 방콕 돈므앙으로 갈 때도 2만2000∼6만2000원을 따로 내야 했다. 갈 때 가져간 짐이 올 때라고 없겠는가. 돈므앙에서 인천으로 돌아올 땐 3만5000∼7만2500원을 내야 한다.
기내식은 메뉴에 따라 3470원부터 8000원까지로 대개 한 끼에 5000원대였다. 메뉴를 고르면 상단에 음료와 디저트를 추가하겠느냐고 묻는다. 당연히 3000원 정도를 더 내야 한다. 이렇게 이것저것 다하면 항공비용은 최대 약 60만원까지 올라간다. 국적기로 여행하는 요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어쨌든 항공권 가격의 61%만큼이 추가요금으로 더 붙는 것이다.
저비용 항공사들은 부가 수익을 올리려고 유료 항목을 늘려가는 분위기다. 국내에선 제주항공이 좌석 지정 서비스를 7일부터 유료화했다. 원하는 자리에 앉으려는 승객은 예매 때 돈을 더 내야 한다. 노선과 좌석에 따라 국내선은 2000∼5000원, 국제선은 1만∼2만원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4월부터 다리를 뻗을 수 있는 맨 앞자리와 비상구 좌석도 추가요금을 받고 있다. 돈을 더 내면 옆자리를 비운 상태로 비행기를 타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는 5000원을 더 내면 먼저 탑승해 원하는 좌석에 앉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이들과 이스타항공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 역시 기내식이나 간식을 유료로 제공한다.
반면 무료 서비스는 줄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10월 26일부터 괌과 사이판을 뺀 국제선 노선의 무료 위탁수하물 무게를 20㎏에서 15㎏으로 줄일 예정이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앞다퉈 내놓는 항공권 최저가가 내려가는 대신 유료 항목이 점점 늘고 있으니 실제로 뭐가 최저가인지는 꼼꼼히 따져볼 일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공짜는 없다”… 저비용 항공사들 ‘부가수익’ 몸부림
입력 2014-07-09 0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