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화평모임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는…’ 토론회

입력 2014-07-09 03:02
박종화 서울 경동교회 목사(왼쪽 두번째)가 8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는 어떻게 거듭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오른쪽은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 허란 인턴기자

세월호 참사를 한국사회 공공성 회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8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 1층에서 열린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는 어떻게 거듭날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참석해 “희생당한 분들에게 속죄하는 유일한 길은 우리 사회의 원칙과 기본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한국의 모든 어른들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기본이 안 된 어른들 때문에 무고하고 아름다운 젊은이들이 희생됐다”며 “이번 기회에 중증질환인 안전불감증을 치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공성이란 모든 사람이 책임윤리를 갖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이라는) 외양간을 고칠 수 있는 동력은 약자를 위해 자신의 시간 돈 노력을 바치는 시민들로부터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우리의 비판과 분노는 무섭고 끈질긴 감시로 이어져야 한다”며 “무능 무책임 불법 부정으로 얼룩진 정치인과 기업인이 이 사회에 발붙일 수 없도록 도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민족화평모임)이 개최했다. 민족화평모임은 개신교 천주교 불교 등 각 종교계 인사들이 모여 2005년 결성한 단체다. 박종화 서울 경동교회 목사, 김홍진 서울 쑥고개성당 신부, 박남수 천도교 교령, 법륜 승려 등이 참여하고 있다.

토론회에는 이들 종교계 인사 외에도 문원경 전 소방방재청장, 류희인 전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정책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토론회 진행은 박종화 목사가 맡았다. 박 목사는 “우리는 희생자들이 꿈꿨던 미래를 대신 살아야 한다”며 “희생자들은 아마도 ‘우리 대신 당신들이 복되게 살아 달라’고 당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를 초월해 각 종교 지도자들이 한국사회 개혁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인 김명혁 목사는 “종교와 정치적 이념을 초월해 뜻을 함께했던 3·1운동 지도자들처럼 아름다운 사회를 위해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토론회에는 세월호 유가족들도 참석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지금도 많은 유가족들이 잠도 못 자고 링거 맞으면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며 “안전한 나라가 될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