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사지 않고 빌려 타는 사람이 늘고 있다. 차를 반드시 소유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는 데다 경제적으로도 빌려 타는 게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 1년 이상 대여는 장기렌터카를, 한나절이나 반나절 대여는 ‘카 셰어링’을 이용해볼 수 있다.
장기렌터카는 매달 수십만원을 렌터카 회사에 내고 1년 이상 차를 빌려 타는 것이다. 초기에 목돈을 들이지 않아도 새 차를 탈 수 있다. 8일 장기렌터카 업체 KT렌탈에 따르면 이곳의 개인 장기렌터카(누적 기준) 수는 2010년 1689대에서 지난해 1만4104대, 올해 5월까지 1만8492대로 급증했다. 장기렌터카 이용자 가운데 개인 비중도 2010년 4.7%에서 지난 5월 22.9%로 늘었다. AJ렌터카도 개인 장기렌터카의 전년 대비 성장률이 최근 2∼3년간 6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장기렌터카는 이용 기간이 지난 뒤 업체에 차를 돌려줘야 하지만 관점에 따라 신차 구매보다 경제적일 수 있다. 총 비용을 따졌을 때 신차를 할부로 구매하는 경우에 비해 비용이 덜 든다. 월 대여료에는 차량 이용료뿐 아니라 보험료, 소모품비, 정비서비스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사고가 났을 때도 보험가입 주체인 렌터카 업체가 알아서 뒤처리를 해준다. 취·등록세와 자동차세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KT렌탈은 서울의 26세 이상 남성이 36개월 뒤 차량 인수를 전제로 신형 쏘나타(2.0 CVVL 모델 기준)를 장기임대할 경우 3년간 비용은 3392만원으로, 할부구매(3452만원)나 리스(3878만원)보다 저렴하다고 밝혔다.
시간 단위로 차를 빌려 타는 카 셰어링도 최근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관련 업체인 쏘카는 올해 상반기 월평균 이용건수가 2만5000건으로 지난해 월 2500건보다 10배 늘었다고 밝혔다. 회원 숫자도 상반기 7만명이 더 가입해 12만명이 됐다. 이 업체는 연말까지 회원 수가 35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카 셰어링은 차가 주차된 무인 거점으로 이용자가 가서 스스로 차를 빌리고 반납하는 시스템이다.
전문가들은 차를 살 것이냐 빌려 탈 것이냐를 결정할 때는 운전 패턴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차를 업무용으로 많이 쓰고 차량 관리에 부담을 느낀다면 장기렌터카를 고려해볼 만하다. 주말 가족 나들이가 주 용도라면 직접 사는 게 더 경제적일 수 있다. 카 셰어링의 경우 급할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반드시 빌린 장소로 차를 반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승용차, 사지 않고 빌려 쓰는 ‘렌터족’ 는다
입력 2014-07-09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