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삼성전자 2분기 영업益 7조2000억… 2013년비 24% ‘뚝’

입력 2014-07-09 03:48

우려하던 일이 현실화됐다. 그것도 예상보다 빨리 왔다. 스마트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승승장구하던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서 부진을 겪으며 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갤럭시노트4, 갤럭시탭S 등의 신제품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과거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잠정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24.45% 줄었다. 전 분기에 비해선 15.19% 감소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8조원 아래로 떨어진 건 2012년 2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스마트폰을 필두로 한 인터넷·모바일(IM) 사업부문 실적 악화가 가장 큰 이유다. IM 부문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0%가량을 차지한다. 갤럭시S3 판매가 본격화된 2012년 3분기부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후 갤럭시노트2, 갤럭시S4, 갤럭시노트3 등이 잇달아 대박을 터뜨리며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원을 돌파했다.

그때부터 우려가 나왔다. 소비자가전(CE) 부문과 반도체·부품(DS) 부문이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IM부문이 타격을 입으면 회사 전체가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스마트폰 상향 평준화로 ‘사양 차별화’는 힘들다는 분위기에서 출시된 갤럭시S5는 기대만큼 호응을 얻지 못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시장은 이미 고사양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라 갤럭시S4에서 약간 달라진 갤럭시S5에는 관심이 크지 않았다.

반면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은 고사양 스마트폰보다는 보급형 제품이 중심이었다. 그 자리를 ‘가성비’(가격에 비해 성능이 좋은 제품)가 뛰어난 중국산 제품이 파고들었다.

삼성전자는 중국과 유럽에서 스마트폰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 때문에, 유럽은 수요 감소 때문에 판매가 줄었다는 것이다. 3분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린 것도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환율도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삼성전자는 “달러와 유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에 대해 원화 강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패블릿’ 시장의 선두주자인 갤럭시노트4가 출시될 예정이고, 태블릿PC에서는 아이패드 에어의 대항마로 나서는 갤럭시탭S 판매가 본격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에 대해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일시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문제는 시장 상황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최근 2년 사이에 보여줬던 가파른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거센 추격을 얼마나 막아낼 수 있는지에 실적이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