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너구리’ 비롯한 태풍·장마에 만반의 대비를

입력 2014-07-09 02:16
북상하고 있는 제8호 태풍 ‘너구리’가 9일부터 우리나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한다. 태풍이 빠져나가면 장마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 기간에도 예년처럼 대기불안정에 의한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태풍도 예년보다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마철이나 태풍 발생 때마다 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요 며칠 새 내리는 빗줄기를 보며 불안에 떨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산사태로 토사가 안방까지 덮친 참혹했던 기억에 비가 내리면 집 안에 있기가 무섭기까지 하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해 산사태 피해를 본 경기도 가평에서는 1년째 비어 있는 주택들이 많이 눈에 띈다. 이들 집주인들은 “언제 또 산이 무너질지 몰라 불안해서 잠을 못 자 산사태 이후 아들네 아파트에서 지낸다”고 전했다.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도 일어난 지 벌써 3년이 지났지만 재발방지 대책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집중호우가 쏟아질 경우 우면산 자락에 위치한 예술의전당도 위험하다는 경고가 나왔고, 우면산과 같은 산사태 취약 지역이 서울에만 엄청나게 많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최근 몇 년간의 장마 피해 사례를 보면 언제 어느 곳에서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지 예상조차 하기 어렵다. 해를 거듭할수록 기상이변이 심해지면서 어디서 어떻게 뿌릴지 모르는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잦기 때문이다. 여기에 엘니뇨 등으로 태풍도 예년보다 더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에 따른 피해도 점점 커지는 추세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수해가 천재(天災)인 경우도 있었지만 안전불감증과 허술한 재난관리 시스템 등에 의한 인재(人災)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세월호 참사로 사회 전반에 안전이 거듭 강조되고 있다. 상습 침수 지역은 물론이고 하천 제방, 산간 절개지, 건축 공사 현장 등 비 피해가 예상되는 곳에 대한 철저한 안전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구조·방재 시스템도 하나하나 재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