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9.79 벤제마 ‘최고 선수’… 로드리게스 2위·라파엘 바란 뒤이어

입력 2014-07-09 03:59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단연 돋보인 선수는 프랑스의 주축 공격수 카림 벤제마였다. 그는 온두라스와의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2골을, 스위스와의 2차전에서 1골을 터뜨렸다. 이후 주춤하며 에콰도르와의 3차전을 시작으로 독일과의 8강전까지 단 한 골도 터뜨리지 못했다. 그러나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캐스트롤이 선수들의 활약을 계량화한 ‘캐스트롤지수’에서 1위에 올라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8강전까지의 캐스트롤 지수에 따르면 8강전에서 독일에 패해 탈락한 프랑스의 벤제마가 9.79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벤제마는 지네딘 지단의 계보를 잇는 알제리계 특급 공격수다. 지단의 등번호 10번도 물려받았다. 하지만 지단과 달리 브라질월드컵에서 ‘아트 사커’의 영광을 이끌진 못했다.

벤제마는 2007년부터 대표로 활약해 왔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는 처음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 땐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바람에 출전이 무산됐다. 절치부심 끝에 브라질월드컵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기복 있는 경기력’에 발목을 잡혀 허무하게 월드컵 무대에서 내려왔다.

올해 27세인 벤제마는 독일과의 8강전에서 0대 1로 패한 뒤 “나는 우리가 여기까지 올라온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며 “나는 아직 젊으므로 4년 뒤에 러시아에서 열릴 다음 월드컵을 기약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달랬다.

8강전에서 브라질에 패한 콜롬비아의 미드필더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9.74점을 받아 2위를 지켰다. 프랑스의 수비수 라파엘 바란은 9.7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16강까지 1위를 달리던 브라질의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는 9.56점에 그쳐 7위로 떨어졌다. 경고 누적과 부상으로 4강전에 출전하지 못한 티아구 실바와 네이마르는 각각 4위, 8위에 자리했다.

캐스트롤지수 외에도 흥미로운 기록들이 많다. 8강까지 가장 많이 뛴 선수는 코스타리카의 미드필더 셀소 보르헤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르헤스는 5경기에 출장해 498분 동안 총 60.421㎞를 뛰었다. 경기당 평균 12㎞ 이상을 소화한 것이다. 코스타리카 선수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상대팀 선수들보다 더 많은 움직임을 보였는데, 코스타리카의 중원을 책임진 보르헤스의 움직임은 특히 두드러졌다. 스웨덴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보르헤스는 26세밖에 되지 않지만 벌써 A매치를 67차례나 치렀고, 14골을 기록 중이다.

패스 부문에선 독일의 필립 람이 눈길을 끈다. 람은 총 408회의 패스를 성공시키면서 86.6%라는 놀라운 성공률을 기록했다. 멀티 플레이어인 람은 이번 월드컵에서 본업인 윙백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독일의 수비를 이끌었다.

선방률에서는 코스타리카의 케일러 나바스가 최고의 ‘거미손’으로 꼽혔다. 나바스는 23개의 선방 시도 중 무려 21개를 선방해 선방률 91%를 기록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최고 골키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나바스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5경기에서 2점만 허용하며 스타로 떠올랐다.

■ 캐스트롤 지수(Castrol index)

최첨단 기술로 필드 위에서 일어나는 선수들의 모든 패스, 태클, 움직임 등을 분석해 각각의 플레이가 팀의 득점과 수비에 미친 긍정적, 부정적 효과를 수치화한 지수다. 자동차 윤활유 브랜드인 캐스트롤이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08에서 첫선을 보였다. 유럽 리그에서 주로 사용하는 10점 만점 지표를 사용하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