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도 다단계 판매 시장은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다단계 업체 총 매출액은 3조94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9% 급증했다고 8일 밝혔다. 같은 기간 판매원 수도 572만명으로 21.8% 늘었다. 매출액과 판매원 수 증가율이 비슷한 수치를 보인 셈이다. 불황으로 가계소득이 줄면서 주부들이 판매원으로 대거 등록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04년 4조5000억원 규모의 불법 다단계 사건인 ‘제이유(JU) 사태’를 겪으며 움츠러들었던 다단계 판매 시장은 2008년 이후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 2조2585억원이던 총 매출액은 4년 새 배 가까이 증가했다.
다단계 업체는 경기 불황을 틈타 판매원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민 10명 중 1명꼴로 다단계 판매원으로 등록돼 있다. 그러나 판매원의 유일한 수입원인 후원수당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상위 1% 판매원이 받아간 1인당 평균 후원수당은 5662만원이나 됐다. 2012년(5046만원)보다 600만원 늘었다. 반면 나머지 99% 판매원의 1인당 평균 후원수당은 46만9000원에 불과했다.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다단계 업체 광고와 달리 상위 1%를 제외한 대부분의 다단계 판매원은 월 5만원도 안 되는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후원수당의 상위 판매원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전업판매원으로 활동하려는 사람들은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불황 먹고 큰 다단계… 판매원, 국민 10명 중 1명꼴
입력 2014-07-09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