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7일 국무총리 후보자의 연쇄 낙마 등 인사 실패와 관련해 “인사가 잘되고, 못되고 하는 책임은 전적으로 인사위원장인 비서실장에게 있다”고 밝혔다. 공개석상에서 안대희·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책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김 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만만회’(박지만·이재만·정윤회)로 불리는 비선라인이 (청와대) 인사에 영향을 준 것이냐”는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비선라인에 대해선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언론에 만든 얘기이고 실체는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만들어지면 평시에 좋은 후보를 검증하고 현재보다 훨씬 나은 인사검증 시스템이 되도록 할 작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비서실장에게 권력이 집중돼 ‘기춘대원군’이라는 소리가 나온다는 야당의 지적에는 “언론에 그러한 말이 나왔다는 것은 제 부덕의 소치”라며 몸을 낮췄다.
문 전 총리 후보자와 관련해선 “많은 후보의 사사로운 발언이나 강연 같은 것을 모두 밝혀 보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의 교회 강연도 KBS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사과했고 실종자 수색과 사고 원인 규명 및 책임 추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소중한 가족을 잃은 희생자의 유가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드리며 국민께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규모와 사회적 파장이 워낙 크고 깊어서 비서실은 사고 이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후속 조치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안전대책 수립과 공직사회의 대대적 혁신을 약속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왕실장’의 책임 시인
입력 2014-07-08 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