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총리가 달라졌다

입력 2014-07-08 03:26
정홍원 국무총리가 달라졌다. 다소 소극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연일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요즘 총리 일정을 살펴보면 국정 챙기기와 민생탐방, 행사 참석 등으로 빼곡히 들어차 있다.

정 총리의 '변신'은 무엇보다 지난달 26일 유임 결정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세월호 참사 수습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재신임을 얻은 만큼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로 해석된다.

정 총리는 7일 오전 일찍부터 종교 지도자들과의 연쇄 면담에 나섰다. 김장환 원로목사를 시작으로 대한불교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차례로 찾았다.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극동방송으로 직접 찾아간 정 총리는 김 목사를 만나 세월호 참사 이후 추락한 정부의 신뢰 회복 등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오후엔 종로구 우정국로 조계사로, 이후엔 중구 명동길 명동성당으로 자리를 옮겨 자승 총무원장과 염 추기경을 각각 면담했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 4일 지하철을 타고 서울시내를 훑었다. 승객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정부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청취했다. 오는 22일에는 주요 언론사 정치부장들을 삼청로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정 총리는 유임 결정 직후 "앞으로는 대통령에게 진언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림자 총리'라는 비판의 꼬리표를 떼어내고 '책임 총리'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였다. 총리실 관계자는 "국민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고 정책을 좀 더 피부에 와닿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 속으로'라는 기조에 중심을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