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교육·직장문화 ‘북유럽 스타일’에 푹∼ 빠졌다

입력 2014-07-08 02:08
스웨덴의 ‘공룡’ 가구기업 이케아의 국내 상륙을 앞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북유럽 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종류를 가릴 것 없이 ‘북유럽 스타일’이라고 선전하는 상품이 부쩍 늘면서 가격도 비싸게 책정된다. 자율성을 강조하는 북유럽 교육법도 인기여서 ‘스칸디 맘’ 등의 신조어가 등장하고, 북유럽식 티타임을 도입하는 회사가 있다. 하지만 지나친 상혼(商魂)과 피상적인 따라하기를 경계하는 시선도 있다.

스웨덴 남부의 작은 마을에서 1943년 시작된 이케아는 세계 43개국에서 345개 매장을 운영하는 거대 기업이다. 각종 생활용품까지 갖추고 있다. 일부 제품은 소비자가 직접 조립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데도 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해 인기가 높다.

이케아의 한국 상륙이 연말로 다가오자 국내 가구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한샘 일룸 등 업체마다 ‘북유럽 스타일’을 표방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북유럽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수입해 파는 온라인 쇼핑몰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문구용품 그릇 카펫 등이 인기를 끈다. 욕실용 발판 한 개가 20만원에 팔리고 개당 10만원을 호가하는 그릇은 없어서 못 판다.

북유럽 디자인은 단조롭지만 다채로운 색감과 독특함을 살리는 게 특징이다. 평등을 추구하면서도 개성을 존중하는 듯한 스타일에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엄격한 조기교육 대신 자율성과 인성 등을 강조하는 스칸디나비아식 교육법이 뜨거운 이슈가 됐다. ‘스칸디 맘’ ‘스칸디 대디’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북유럽식 양육·교육법을 소개하는 책도 잇따라 출간됐다. 이런 책은 대부분 부모와 자녀가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엔 스웨덴 전통문화인 ‘피카’를 도입하는 회사도 생겼다. 피카는 일종의 ‘티타임’으로, 근무 중 차를 마시며 직장 동료들과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이에 발맞춘 국내 커피 체인점들은 직장으로 커피와 다과를 배달해주는 ‘케이터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북유럽 이야기’의 저자 김민주 리드앤리드 대표는 7일 “최근 북유럽에 대한 관심은 생활용품 디자인이나 양육방식 등 피상적인 영역에 머물러 잠깐의 유행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의 문화적 토양을 더 풍요롭게 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될지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경 조성은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