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건강보험 재정이 단기 적자로 돌아선다는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건강보험 재정 흑자로 쌓인 적립금인 ‘준비금’을 활용하면 건강보험 인상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임시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내년도 건강보험 인상률인 1.35%를 5년 동안 유지하는 경우 2016년 단기수지(수입-지출) 적자 규모가 1조4697억원으로 예상된다. 2010년부터 줄곧 단기수지 흑자를 유지했던 건강보험 재정이 6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것이다. 건보료 수입은 5년 평균 7.4%씩 증가하지만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정책 등에 따라 지출은 9.7%씩 증가하는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하지만 6년간 단기수지 흑자로 쌓인 돈(준비금)을 써서 2016년 적자를 메우기로 했다. 내년이면 2010년 이후 쌓인 준비금이 10조8748억원으로 최대 규모에 이른다. 지출 대비 준비금 비율인 적립률은 올해 23.4%로 정점을 찍고 2018년 8.9%(5조8861억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더라도 2016년 이후 당장 건보료가 큰 폭으로 인상되는 것은 아니다. 건강보험료 인상률을 정할 때 향후 5년간 건보 재정이 누적 적자에 이르지 않도록 감안해서 정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고득영 보험정책과장은 “5년 동안 누적 적자가 없도록 준비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감안해 내년도 건보료 인상률인 1.35%를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료비 지출은 경기 영향을 매우 많이 받는다. 경기가 안 좋으면 병원비 부담 때문에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고 참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리다. 2013년 이후 1%대 건보료 인상률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건보료 인상률이 높았던 2002년에는 7%대에 이르기도 했다.
고 과장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로 건강보험 재정 지출 폭이 커지고 5년 중기 전망이 달라지면 당장 내년에도 보험료율 인상 압박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워낙 쌓인 준비금이 많기 때문에 당분간은 큰 폭의 건보료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2015년도 인상률 1.35% 5년 동안 유지하는 경우… 건강보험 2016년에 1조 이상 적자 전환
입력 2014-07-08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