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교회 성도들 십시일반 헌금 농촌교회 새성전 마련

입력 2014-07-08 02:30
지난 4일 경남 의령군 동부의령교회 신축예배당 헌당식을 마친 뒤 한 자리에 모인 목회자와 성도들. 산정현교회 제공

지난 4일 오전 경남 의령군 부림면 경산리. 8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이 동네의 첫 교회인 동부의령교회 신축예배당 헌당식이 열렸다. 복음화율 5.5%로 개신교 신자가 가장 적은 지역 중 한 곳인 의령의 교회사(史)에 있어서는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당초 동부의령교회에는 건물이 없었다. 담임인 류순규(51) 목사는 마흔 넘어 신학에 입문했다. 경남 거제 출신인 그는 목사 안수를 받은 뒤 주로 농촌지역을 다니며 전도하다 2009년부터 연고도 없는 의령에 터를 잡았다.

역사가 100년이 넘는 봉수면의 서암교회 담임을 거쳐 2010년 초부터는 자신의 집에서 동부의령교회를 개척했다. 그리고 성도, 지역주민들과 함께 양파와 마늘밭 등을 일구고 도시교회 10여곳과 농산물을 직거래하며 도·농교회 교류도 병행했다.

류 목사의 농촌목회 열정은 젊은 시절 상경해 신앙생활을 했던 서울 산정현교회(김관선 목사)에도 전해졌다. 평소 농촌선교를 활발하게 펼쳐오던 산정현교회는 건물 없이 사역하던 류 목사의 사정을 접한 뒤 교회 건축 지원을 결의했다. 교회 부지 비용 7000만원을 포함, 총 2억원에 달하는 건축비용은 성도들의 십시일반 헌금으로 마련했다.

예배당 건축기간 중 류 목사는 S상결장암 4기라는 진단 결과를 접했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이 허락하신만큼 살겠다. 죽는 날까지 이곳 목회를 이어가고 싶다”고 밝히면서 성도들에게 깊은 감명을 선사했다. 산정현교회 선교 담당 강철형 목사는 “이 동네 첫 교회를 통해 농촌 교회와 지역 주민이 상생하는 효과적인 복음전파 사역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