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로사항 없나요” 구치소 찾아간 판사들

입력 2014-07-08 03:58
서울중앙지법 소속 형사법관 32명이 7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구치소 내 봉제 작업장에서 수용자들의 작업 방법 등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판사들이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수용자 및 교도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전국 최대 규모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의 형사부 법관들이 구치소를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법원장 이성호) 소속 형사 법관 32명은 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찾았다. 서울구치소는 형이 확정되지 않은 구속피고인들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수용돼 있는 곳이다. 정원은 2200여명이지만 현재 수용된 인원은 2964명으로 과밀수용 상태다.

법관들은 이날 구치소 내 수용자 취사장, 봉제교육장, 사회복귀과(교회당) 등 교정행정현장을 직접 둘러봤다. 일부 법관들은 형이 확정된 수용자 6명과 밀착대화를 나눴다. 수용자들은 법관들에게 국선변호인의 성실한 변론을 호소하는 한편 변호인들의 2회 이상 의무 접견을 요청했다. 한 수용자는 "국선변호인이 재판 전날 10분 정도 면담한 후 선처를 바란다고만 짧게 변호했다"고 법관들에게 하소연했다. 또 다른 수용자들은 "피고인의 반성문과 탄원서를 꼼꼼하게 읽어 달라"고 법관들에게 부탁했다. 양형에 관해 상세한 설명을 요청하는 수용자도 있었다.

구치소 측에서도 교정 업무와 관련된 어려움을 전했다. 조재환 서울구치소 출정과 교감은 "수용자들이 재판일정상 법원에서 4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때도 있는데 포승을 풀고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하다"며 "구치감이나 지하 통로 등의 시설이 추가로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성근 형사수석부장판사는 "향후 형사재판에서 수용자와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