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마저… 구조조정 위기감 감돈다

입력 2014-07-08 04:35

잘나가던 삼성전자에 난데없는 구조조정 얘기가 나돌고 있다. 올 2분기 매출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7월부터 조직별로 경비절감에 나서면서 구성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 이익 창출의 핵심 역할을 해 온 IT&모바일(IM) 부문 인력의 일부는 향후 뚜렷한 실적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으면 자리 재배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크다.

7일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2분기 IM 부문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약 10%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IM 부문 매출은 2012년 1분기 22조4700억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3년 3분기 36조5700억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올해 1분기에는 32조440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분기에는 이보다 적은 32조원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IM 부문은 지난해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36조7900억원의 67.7%에 해당하는 24조9400억원을 책임졌다. 이 때문에 IM 부문의 부진이 삼성전자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은 매우 크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벌써부터 경비절감 움직임이 일어나는 등 어려운 시기에 미리 대비하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당장 7월부터 각 부서의 팀 단위로 경비절감 목표 액수를 정하고, 세부적인 실천방안을 세워 실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에서는 항상 경비절감을 외쳐왔지만 이번만큼은 분위기가 다르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평소처럼 각종 소모성 비용이나 회식비용을 줄이라는 것은 물론, ‘시료구매 자제’ ‘해외출장 자제’ ‘특허출원 자제’ 등 업무와 밀접하게 연관된 일까지 비용절감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처럼 강도 높은 경비절감 압박은 처음 맞는 상황”이라며 “내부 구성원들이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어려움은 갤럭시S5의 부진 탓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판매량이 내부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곧바로 실적 저하로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당장 IM 부문의 실적 하락을 만회하고 새로운 성장을 이끌어낼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3분기부터는 중국에 본격적인 LTE폰 시장이 열리고 갤럭시 노트4 출시도 예정돼 있어서 사정이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 전체 시장 증가율이 2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약진하고 있다. 또 가을쯤으로 예정돼 있는 아이폰6의 대기수요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상당 부분 잠식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IM 부문의 인력 조정설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2만7702명에 달한 IM 부문 인력 중 일부는 DS(부품) 부문이나 CE(소비자가전) 부문으로 옮길 가능성도 나돈다. 삼성전자는 “통상 상반기나 하반기에 들어설 때 예산을 점검하면서 자원을 효율화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게 된다”며 “경비절감 움직임은 이런 차원에서 봐야지 조직의 위기나 구조조정과 연관시키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