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잉 한류, 세계를 빙빙 돌립니다

입력 2014-07-08 02:35
‘R16 코리아 2014 세계 비보이대회’에서 우승한 갬블러즈 크루가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대회 현장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R16 코리아 2014 제공

물구나무를 선 채로 몸을 회전시키는 헤드스핀, 다리를 풍차처럼 돌리며 추는 윈드밀 포즈…. 스트리트 힙합 댄스의 한 종류인 비보잉(B-boying)의 동작들이다. 이처럼 환상적인 포즈를 선보이는 우리나라 비보이들의 실력은 올림픽으로 치면 양궁 종목과 비교될 만큼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세계 1위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아시아, 유럽은 물론 힙합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는 비보이팀 ‘갬블러즈 크루(GAMBLERZ CREW)’가 세계 5대 비보이 페스티벌 중 하나인 ‘R16 코리아 2014 세계 비보이대회’에서 크루 부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지난 2008년에 이어 두 번째 쾌거다. 한국관광공사 주최로 열린 이 대회는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3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종료됐다.

멤버 정형식은 “철저히 준비한 만큼 멤버들이 실수 없이 해낸 게 우승 비결”이라며 “다이내믹한 동작이 많아 점수를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갬블러즈 크루는 20여개국에서 열린 R16 챔피언십을 치르고 토너먼트전에 오른 일본 중국 호주 미국 대만 출신의 8개 팀과 대결을 펼쳤다. 결승전에선 경기 전부터 라이벌로 회자됐던 러시아팀과 붙었다.

“러시아팀이 점수를 따기 위해 기본 동작만 나열했던 것과 달리 우리는 기본기에 더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흥겨운 무대를 선보였어요. 그게 5명 심판 전체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은 비결인 것 같습니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멤버들 모두 울음을 터트렸죠.”(정형식)

2002년 창단한 비보이팀 갬블러즈 크루는 현재 단원 22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대표 비보잉팀이다. 30회 이상의 세계대회 우승 경력을 가진, 지금껏 30여개국에서 공연해 온 글로벌 스타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서울문화재단이 선정한 서울시 대표 비보이팀으로도 활약 중이다. 지난달 30일 영국 런던의 ‘시티 오브 런던 페스티벌(COLF)’에 피아니스트 손열음, 극단 ‘여행자’ 등과 함께 나서기도 했다.

최근엔 매주 금요일 밤 11시 케이블 채널 Mnet에서 방영 중인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 9 시즌 2’를 통해 비보잉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멤버 중 김기수 박인수 신규상이 이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다. 신규상은 “2005년까지 이어지던 비보잉의 전성기가 다시 오고 있는 것 같다”며 “댄서의 삶이 주목받으면서 비보잉뿐만 아니라 현대무용, 발레 등 다양한 장르의 댄스로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선 할아버지 손을 잡고 손녀가 비보잉을 보러 오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아요. 비보잉에 대한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더 노력할게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춤추고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홍성식)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