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亞게임 응원단 파견”] 정부대응은?… 북한 진정성 결여됐다 판단 남북 화해무드 선회에 신중

입력 2014-07-08 02:22
정부는 7일 북한의 9월 인천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 발표에 대해 기본적으로 수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선수단 공동입장이나 백두산 성화 채화 문제 등에는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아울러 북한이 응원단 파견을 발표하면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 6·15공동선언 등 남북 간 기존 합의 이행 등을 주장한 데 대해선 조목조목 반박했다. 북한이 아직 대화할 자세가 안돼 있다고 판단해서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아시안게임의 성공 개최를 지원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조직위원회 등과 협의해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참여에 필요한 사항을 국제 관례에 따라 준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남북 단일팀은 시일이 촉박해 어렵다”며 “공동입장이나 공동응원, 백두산 성화 채화 등도 남북관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응원단 파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간 체육 실무회담 개최 여부와 관련해선 “그런 당국 간 실무회담이 필요할지 아니면 조직위를 통해 협의할지는 현재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정부는 “북한이 (응원단 부분을 제외하고는) 비합리적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이 자신들의 핵무기가 ‘평화를 위한 담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북한 핵이 통일이나 남북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아니고 오히려 민족의 평화 번영을 보장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남북관계 역사를 돌아보더라도 이번 북측 발표에서처럼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로는 어떠한 문제도 풀어나갈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이런 언급은 북한이 응원단을 파견한다고 해서 당장 남북화해 무드로 나서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거듭된 북한의 유화적 제스처 역시 여전히 진정성이 결여된 이율배반적 행태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고 당국 간 회담이 완전히 물 건너갔다고 보긴 어렵다. 아시안게임(9월 19일) 때까지는 아직 2개월 이상 남아 있어 그 사이 기류 변화 가능성도 있다. 특히 당국 간 회담은 북한의 의도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이기도 해 우리로서는 진의 파악 차원에서라도 접촉에 나설 개연성이 있다. 그 사이에 8·15광복절과 추석(9월 8일)도 끼어 있어 만약 남북 어느 쪽에서든 이산가족 상봉 등이 추가로 제안되면 응원단 파견 의제와 결부시켜 한꺼번에 논의될 수도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