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두 성악가 獨 바이로이트 무대 나란히

입력 2014-07-08 02:16

‘바그너 오페라의 성지’로 불리는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한국의 두 성악가가 한 무대에 주역으로 나란히 선다.

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과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본명 윤태현)은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개막 이튿날인 오는 26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 함께 출연한다.

사무엘 윤이 2012년 이래 3년 연속으로 타이틀롤인 ‘네덜란드인’ 역을, 연광철이 노르웨이 선장 ‘달란트’ 역을 맡는다. 단역도 맡기 어려운 이 페스티벌에서 한국인 성악가 2명이 주역으로, 그것도 한 작품에 동시에 서는 것은 한국 성악계의 높아진 위상과 기량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다.

독일 바이에른주의 작은 도시 바이로이트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세계 정상급 성악가들이 바그너의 작품만을 노래하는 세계적 음악축제다.

두 사람은 2012년 각각 ‘방황하는 네덜란드인’과 ‘파르지팔’에서 주역을 맡는 등 이곳에서 서로 다른 작품에 출연한 적이 있다. 2004년에는 ‘파르지팔’에서 각각 단역과 조역으로 스친 적이 있다. 하지만 주역으로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는 것은 처음이다. 사무엘 윤은 7일 “독일인들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바이로이트에서 한국인 성악가 두 명이 한 작품에 주역으로 서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한국 오페라계에 있어 역사적인 순간”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두 사람은 내달 2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축제에서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이외의 다른 작품에도 출연한다. 연광철은 ‘탄호이저’의 헤르만 영주, ‘발퀴레’의 훈딩 역을, 사무엘 윤은 ‘로엔그린’의 ‘헤어루퍼’역을 소화한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