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할 것 없이 불거지는 공천잡음

입력 2014-07-08 02:00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전략공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집권여당인 새누리당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인물난으로 누구를 공천할지 우왕좌왕 헤매는가 하면 충청권 공천자 선정을 둘러싼 잡음으로 공천심사위원이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새누리당은 재보선이 치러지는 15곳 가운데 국민참여 경선 등을 통해 10곳의 공천 작업을 매듭지었을 뿐이다.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곳은 서울 동작을과 충남 서산·태안이다.

정몽준 전 의원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로 보선이 치러지게 된 서울 동작을에는 당초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출마시키려 공을 들였다. 하지만 김 전 지사가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힌 데다 새정치연합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하자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선에서 박 시장과 경쟁했던 나경원 전 의원을 공천하는 쪽으로 기운 상태다. 그 와중에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 차출이라는 가당찮은 방안이 한때 검토됐었다고 한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혜훈 전 최고위원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었다. 이 지역 유권자들이 어떤 후보를 바라는지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아랫돌 빼내 윗돌 괴듯 자기들 내부 사정과 편의에 따라 후보자를 내려는 모양새가 가관이다. 게다가 그렇게 난리를 피웠으나 아직 후보를 정하지도 못했다.

서산·태안에서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 때문에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한 전 총장이 후보군에 포함되자 공천심사위원인 김태흠 의원은 “동의할 수 없다”며 위원직을 사퇴했다. 한 전 총장은 소위 ‘그림 로비’ 의혹 등에 대해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이명박정부 당시 태광실업 표적 세무조사 논란 등에 휩싸인 적이 있어 부적격자라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6·4지방선거 때처럼 이번에도 여당다운 묵직한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당 대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은 치열하기만 하다. 청와대도 문제지만 여당도 정말 실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