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궤로, 메시 부담 덜어준다… 디 마리아 역할 대신할 듯

입력 2014-07-08 02:49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야 하는 법. 핵심 선수의 부상으로 동병상련을 앓고 있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대체 선수를 내세워 결승행을 노린다. 브라질은 척추 골절 부상을 당한 공격수 네이마르 대신 미드필더 윌리안을 독일과의 4강전(한국시간 9일 오전 5시)에 출장시킬 전망이다. 아르헨티나는 오른쪽 허벅지 근육을 다친 미드필더 앙헬 디 마리아 대신 공격수 세르히오 아궤로를 네덜란드와의 4강전(10일 오전 5시)에 내보낼 것으로 보인다. 두 대체 선수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

아르헨티나의 공격수 세르히오 아궤로는 지난달 26일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F조 조별리그 3차전에 선발 출장했으나 전반 38분 왼쪽 넓적다리 부상으로 에세키엘 라베시와 교체됐다. 이후 아궤로는 스위스와의 16강전에 결장했다. 아르헨티나는 스위스전에 아궤로 대신 라베시를 선발로 내보냈지만 공격에서 활로를 찾지 못했다.

당초 아궤로는 더 이상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였지만 재활과 치료를 거쳐 빠르게 회복했다. 대표팀 팀닥터인 다니엘 마르티네스에 따르면 아궤로는 팀 훈련에 세 차례 참가했다. 현재 몸 상태는 괜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경기에 출장하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가 강하다.

아르헨티나로서는 아궤로의 복귀가 반갑기만 하다. 곤살로 이과인과 라베시가 제 몫을 해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궤로가 돌아오면 ‘빅 1’ 리오넬 메시가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다른 국가가 그랬던 것처럼 4강전에서 아르헨티나의 특급 공격수 메시를 꽁꽁 묶으며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메시가 철저히 봉쇄당할 때 아르헨티나의 공격에 활로를 열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할 선수는 결국 아궤로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생애 두 번째 월드컵에 나선 아궤로는 메시(1m69)처럼 단신(1m73)이지만 뛰어난 침투력과 득점력을 자랑한다. 아궤로는 브라질월드컵 남미예선에서 메시(10골)의 절반인 5골을 터뜨리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엔 부상을 당했지만 프리미어리그 23경기에서 17골을 터뜨리며 소속팀 맨체스터 시티의 리그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한편 마르티네스는 디 마리아의 상태에 대해 “심각한 부상을 당한 건 아니다”라며 “준결승전에는 뛸 수 없지만 때로는 부상이 하루가 다르게 낫는 경우가 있다”며 마지막 경기엔 복귀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