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에는 요즘 흉흉한 소문이 떠돈다. 롯데그룹이 신천동에 짓는 123층 높이 초고층 건물인 제2롯데월드 때문이다. 이 건물 공사로 석촌호수의 수위가 낮아져 인근의 지반이 주저앉는 ‘싱크홀’이 두 번이나 발생했고, 이로 인해 자칫 주변 건물들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어 근처로 다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건축공학적으로 인과관계가 명확히 결론나지 않았고 사고의 위험성이 지나치게 과장된 점이 있으나 주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롯데는 석촌호수의 수위 저하와 제2롯데월드 공사는 무관하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정황을 보면 개연성이 적지 않다. 국민일보가 7일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실의 ‘석촌호수 수위 저하 원인 자문 의견서’ 분석 결과 석촌호수 수위 저하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 제2롯데월드 공사가 지목됐다. 자문단은 제2롯데월드의 굴착공사로 지반에 균열이 생겨 지하수 유출량이 늘어났고 이를 채우기 위해 석촌호수 물이 대거 흘러나갔다고 판단했다. 롯데 측은 지반 침하는 복합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건설업체의 기초공사만으로 문제를 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석촌호수 물의 유출을 막기 위해 호수보다 깊은 암반위치까지 방수벽을 설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시가 관련 분야 전문가와 주민 등 23명으로 구성된 시민 자문단의 조사 결과를 조만간 발표하기로 한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이 와중에 롯데가 저층부 조기 개장을 강행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롯데는 지난달 9일 서울시에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저층부는 해외 명품점과 일반 상점, 극장 등 쇼핑오락 위주 용도로 전체 연면적의 47%에 달한다. 롯데는 이미 일부 명품 업체들이 입주하고 있고 이 사업에 오너인 신동빈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개장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신 회장은 지난 4일 기자들이 조기 개장에 대해 묻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혀 조기 개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송파시민연대와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 등 지역단체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전 대책이 완료될 때까지 임시사용 승인을 불허할 것을 요구하는 등 조기 개장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제2롯데월드는 완공되면 국내 최고층 건물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건물은 저층부에만 하루 20여만명이 이용하는 국내 최대 다중이용시설이다. 안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까닭이다. 안전을 도외시한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지 않은가. 롯데는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겠다.
[사설] 제2롯데월드 건설, 안전보다 중한 건 없다
입력 2014-07-08 0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