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가 달라졌다. 다소 소극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연일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요즘 총리 일정을 살펴보면 국정 챙기기와 민생탐방, 행사 참석 등으로 빼곡히 들어차 있다.
정 총리의 ‘변신’은 무엇보다 지난달 26일 유임 결정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세월호 참사 수습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재신임을 얻은 만큼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로 해석된다.
정 총리는 7일 오전 일찍부터 종교 지도자들과의 연쇄 면담에 나섰다. 김장환 원로목사를 시작으로 대한불교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차례로 찾았다.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극동방송으로 직접 찾아간 정 총리는 김 목사를 만나 세월호 참사 이후 추락한 정부의 신뢰 회복과 박근혜정부 2기 국정운영 등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오후엔 종로구 우정국로 조계사로, 이후엔 중구 명동길 명동성당으로 자리를 옮겨 자승 총무원장과 염 추기경을 각각 면담했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 4일 지하철을 타고 서울시내를 훑었다. 승객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정부에 대한 생각과 의견을 청취했다. 오는 22일에는 주요 언론사 정치부장들을 삼청로 총리공관으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정부의 국정운영을 바라보는 민심을 국민뿐 아니라 종교계와 언론계로부터 전해 듣겠다는 의도다.
정 총리는 유임 결정 직후 “앞으로는 대통령에게 진언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림자 총리’라는 비판의 꼬리표를 떼어내고, ‘책임 총리’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였다. 최근의 광폭 행보 역시 이런 맥락과 닿아 있는 셈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국민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고 정책을 좀 더 피부에 와 닿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 속으로’라는 기조에 중심을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도 계속 사회 각계각층과의 만남을 통해 민심을 가감 없이 전해 듣고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달라진 정홍원 총리, 연일 광폭행보… ‘그림자 총리’ 탈출 의욕적 활동
입력 2014-07-08 0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