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예루살렘서 납치됐다 숨진 팔 10대 소년 산 채로 불에 타”

입력 2014-07-07 03:15
동예루살렘에서 납치돼 숨진 채 발견된 팔레스타인 10대 소년이 산 채로 불타 죽었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압델가니 알오와위 법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숨진 무함마드 아부 크다이르(16)의 호흡기에서 화재 분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고 BBC가 보도했다. 호흡기에서 화재 분진이 검출된 것은 불이 몸에 붙었을 때 피해자가 숨을 쉬고 있었다는 의미다. 부검은 팔레스타인 법의학 전문가 입회하에 이스라엘 의사들이 진행했다.

크다이르는 지난 2일 납치된 뒤 1시간 후 인근 숲에서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됐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극우세력이 지난달 30일 발생한 유대인 청소년 3명 피살 사건에 보복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부검 결과가 나오자 예루살렘 내 팔레스타인계 주민들은 5일 차를 타고 가던 이스라엘인을 끌어낸 뒤 차에 불을 지르고 경찰과 충돌하는 등 폭력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사태가 확산되자 이스라엘 경찰은 6일 크다이르를 납치 살해한 혐의로 유대계 극단주의자 6명을 체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경찰이 크다이르 장례식에 참석한 미국 국적의 사촌 타리크 크다이르(15)를 체포·구타하는 동영상이 퍼지면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외교 갈등이 촉발됐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폭력을 강력 비난한다”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