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내가 朴 대통령 구하기 적임자” 지지 호소

입력 2014-07-07 03:53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6일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열린 충청·호남·제주 지역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민 서청원 김영우 홍문종 김을동 의원, 박창달 전 의원, 이인제 김무성 김태호 의원. 연합뉴스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당권주자들은 첫 합동연설회에서 치열한 '박근혜 마케팅' 경쟁을 벌였다. 네거티브로 전대가 과열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후보자들은 연설에서 서로를 직접 겨냥한 공세는 최대한 자제했지만 장외에서는 날선 신경전도 벌어졌다.

◇"박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새누리당 전대 후보자들은 6일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충청·호남·제주지역 당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열린 연설회에서 본 연설은 물론 1분짜리 후보 소개 동영상에 빠짐없이 박 대통령을 등장시켰다. 특히 박 대통령이 지난 5월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사과하며 눈물을 흘렸던 장면은 단골소재였다. 양강 주자인 서청원 김무성 의원도 이 장면을 동영상에 활용했다.

서 의원은 "저는 사심도 욕심도 야망도 없다"며 "오로지 박근혜정부와 국민을 구하기 위해 다시 한번 당 대표 선거에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누가 뭐래도, 누가 박 대통령을 헐뜯더라도 대통령과 정치운명을 같이한다"고 거듭 약속했다. 연단 아래로 내려가 당원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연설을 하던 서 의원은 "제가 강력한 리더십으로 당을 화합하고 박근혜정부를 이끌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당이 위기일 때마다 당을 구해주신 우리 박 대통령이 위기라고 한다"며 "이제 우리가 박 대통령을 구해드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역사의 기록에 남는, 성공한 대통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또 "보수 대혁신과 보수 대단결을 주도해서 보수우파 정권 재창출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저에게 새누리당의 미래를 맡겨주시지 않겠느냐"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정희 마케팅'까지=일부 후보는 박 대통령의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까지 언급했다. 이인제 의원은 "박 전 대통령께서 가난을 물리치기 위해 '포항제철 용광로'에 도전해서 멋지게 성공시켰다"며 "제가 박 대통령을 모시고 위대한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호 6번 홍문종 의원은 1967년 제6대 대선 당시 박 전 대통령이 기호 6번으로 출마해 당선된 사실을 상기시킨 뒤 "대한민국과 결혼해 힘든 내색조차 할 수 없는 대통령, 외로워도 기댈 가족이라고는 국민과 당원 여러분밖에 없는 대통령, 누가 이런 박 대통령을 지켜야 하겠느냐"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다.

김태호 의원은 "박 대통령의 국가 대개조와 김태호의 '진짜 혁신'이야말로 환상의 콤비"라며 "당을 지키고 대통령을 지키고 국민을 지키는 데 제 모든 것을 잃어도 후회하지 않을 길을 걸어가겠다"고 부르짖었다.

◇불법 장외선전·동원 논란=세월호 참사의 여파를 감안해 김수한 전대 선관위원장이 실내에서는 피켓을 들거나 구호를 외치면 안 된다고 당부해 연설회 초반은 차분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연설 도중 후보들의 이름이 연호되는 등 다시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사회자가 수차례 만류하기도 했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과거 전대 때마다 빠지지 않았던 불법 선거운동 논란도 불거졌다. 김무성 의원 측은 서 의원 측이 행사장 외부에 현수막을 붙이지 못하게 한 규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 측은 또 "서 의원 지지자들이 옆문으로 비표 없이 입장하는 것을 목격했고 사진도 찍었다"고 주장했고, 서 의원 측은 "우리와는 전혀 무관한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을동 의원 등 일부 후보는 김 선관위원장에게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