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교회를 도웁시다-국민일보·세복협 공동캠페인] 양산에바다농아교회

입력 2014-07-08 02:21
경남 양산 남부시장 한 건물 3층에 있는 양산에바다농아교회의 예배 모습. 교회를 개척한 강용구 목사는 “그리스도인들의 후원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양산에바다농아교회 제공
경남 함양 출신인 강용구(47) 목사는 여섯 살 때 열병으로 청력을 잃었다. 일반학교에 다니기 힘들어 특수학교인 부산 배화학교에서 공부하며 10대를 보냈다. 장애 때문에 삶을 비관하곤 했지만 꿈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그의 꿈은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였다.

강 목사는 부산 경성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부산에바다농아교회에서 전도사로 첫발을 뗐다. 2000년부터는 울산에바다농아교회에서 사역하며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런데 당시 그는 종종 성도들로부터 이런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목사님, 경남 양산에 교회를 개척해 주십시오.”

결국 강 목사는 2003년 2월 양산 남부시장 한 건물 3층에 양산에바다농아교회를 개척했다. 158㎡(약 48평) 크기의 아담한 공간이었다. 다행히 건물주가 임대료를 많이 받지 않았다.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로 20만원을 내는 조건이었다. 건물주가 청각장애인이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건물주가 바뀌면서 강 목사와 성도들이 꾸려온 교회는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새 건물주는 내년부터 월세를 4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했다. 돈을 못 내면 건물에서 나가라고 통보했다. 강 목사는 월세 20만원을 내기도 빠듯한 형편이다. 그는 7일 보내온 이메일에서 “개척 당시 대출받은 보증금도 못 갚은 상황”이라며 “저희 성도들은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됐다”고 한탄했다.

청각장애가 있는 강 목사에게 교회 사정을 전화로 묻는 건 불가능했다.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로 사면초가에 몰린 교회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우선 이 교회 성도는 약 20명에 불과하다. 이들 대부분은 청각장애가 있는 노인으로 뚜렷한 직업이 없었고 상당수가 기초생활수급자였다. 강 목사는 “성도들이 내는 헌금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목회는 수화로 진행한다고 했다.

“성도 대다수는 문맹입니다. 목회를 수화로 하는 상황에서 성도들이 성경까지 못 읽으니 목회 내용의 50% 정도만 전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이 영적으로 소외되지 않으려면 제가 열심히 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도들에게 희망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뿐입니다.”

양산에바다농아교회엔 차량도 절실하다. 강 목사는 이메일에서 “성도들 중엔 나이가 많아 무릎 등 관절이 안 좋은 분이 많다”며 “성도들이 조금이라도 편하게 교회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차량이 생긴다면 이들이 더 편하게 교회에 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강 목사는 요즘 욥기 8장 7절 말씀을 자주 묵상한다고 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그는 “저희 교회가 처한 어려움을 주님도 알고 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님께서는 소외된 사람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장애인도 사랑으로 대하셨습니다. 주님의 위로가 분명 있을 거란 믿음이 있습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