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르헨티나와 일부 채권자 간 법적 분쟁으로 6월 말 시한인 이자 지급이 무산되는 등 사태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 중 채권단과의 협상이 실패해 30일간의 유예기간이 지나면 아르헨티나는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
2001년 국가 디폴트를 선언한 아르헨티나는 2002년과 2005년 두 차례 818억 달러(원금 기준)의 채무 중 93%를 조정하는 데 성공했다. 달러당 25∼29센트로 디스카운트한 신규 채권으로 교환한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7%에 해당하는 투자자들은 교환을 거부하고 구채권을 보유하며 권리를 주장해 왔다. 이들 투자자는 현재 150억 달러의 채권(이자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NML 캐피털과 오렐리우스 매니지먼트 등 미국계 헤지펀드들은 자신들의 채권 13억3000만 달러에 대해 원금과 이자를 지급해 달라는 소송을 지난해 미국 연방법원에 제기했고, 법원은 아르헨티나에 채무 전액을 갚으라고 판결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달 30일 교환채권자에 대한 8억3000만 달러 규모의 정기 이자상환을 시도했지만 미국 법원의 판결로 실패했다. 이제 디폴트까지 1개월간의 유예기간만 남아 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 경제가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외화보유액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 아르헨티나 정부가 결국 헤지펀드들과 합의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도 이미 채무 조정에 합의한 다른 채권자들과 같은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국제금융센터는 7일 아르헨티나가 취할 수 있는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디폴트에 직면할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로서는 주요 관련자들의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이 복합돼야 디폴트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사태가 국제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지난 10여년간 국제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아르헨티나를 상당부문 외면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감소했다. 다만 아르헨티나가 디폴트에 빠져 경제위기가 고조될 경우 심리적인 경로를 통해 미칠 영향은 상당할 수 있다고 국제금융센터는 전망했다.
김재중 기자
[월드 이슈] 위기의 아르헨, 운명의 7월
입력 2014-07-08 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