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전략 없는' 전략공천으로 거센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전략공천 대상 지역인 서울 동작을과 광주 광산을을 놓고 당내 분란은 커지고 있다. 대전 대덕에서는 공들여 영입한 후보가 경선에 반발해 중도 사퇴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공천 논란으로 정부·여당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조차 챙기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분열 갈림길에 선 서울 동작을=당 지도부의 전략공천으로 자신이 출마하려던 광주 광산을에서 서울 동작을로 하루아침에 지역구를 옮기게 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6일 고심을 거듭했다. 기 전 부시장은 급히 상경해 전략공천에 반발 중인 허동준(전 동작을 지역위원장) 예비후보를 만나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당내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의원들이 반발하자 부담을 느낀 것이다. 일부 486의원들은 기 전 부시장을 직접 찾아 출마를 만류했다고 한다. 그가 속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도 지난 4일 회의를 통해 사실상 출마 반대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 전 부시장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자 출마를 강행하려 한다는 전망과 불출마한다는 소문이 엇갈렸다. 지도부 역시 동작을 불출마 가능성을 우려하며 다양한 채널로 기 전 부시장을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동작을은 큰 후유증을 겪을 전망이다. 기 전 부시장이 출마할 경우 허 예비후보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불출마할 경우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게 된다. 또 공천했던 지역구를 재공천해야 하는 등 뒤죽박죽되는 '참사'도 예상된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두 공동대표 사이에 냉기류가 흐를 가능성이 높다.
'기동민 카드'를 두고 당 지도부가 오락가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김 공동대표는 지난달 28일 광주 광산을 후보 면접에 참여한 기 전 부시장에게 동작을 공천 의사를 전달했으나, 이튿날 다시 전화해 이를 번복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2일 다시 기동민 카드를 빼들었다.
기 전 부시장의 전략공천 차출로 광주 광산을도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주말 사이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전략공천을 끈질기게 추진했고, 천정배 전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이다.
◇유력 후보 사퇴 등 자고나면 달라지는 공천=대전 대덕에서는 당 지도부의 어설픈 전략공천 논란 끝에 유력 후보가 자진 사퇴했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애초 최명길 전 MBC 부국장의 전략공천을 추진했지만 대전 지역 국회의원들이 반발하자 후보 5인의 경선으로 되돌렸다. 최 전 부국장은 이에 반발해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새정치연합은 또 당초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 김다섭 전 지역위원장의 경선을 실시키로 했던 경기 김포를 5인 경선 지역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경선에서 제외됐던 예비후보 3인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이수봉 전 안철수 공동대표 보좌관, 유길종 정책네트워크 내일 실행위원, 정성표 전 민주당 정책실장 등도 경선에 참여하게 됐다. 안 대표 측인 이 전 보좌관과 유 실행위원이 경선에 참여하게 되면서 안 대표를 배려한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공천 파동으로 당내 분열이 심화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소통을 하면서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승리를 위해서 결정하도록 중지를 모으자. 이제는 서로 자제하자"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여론조사와 공론조사로 실시한 전남 나주·화순 재보선 경선에서는 신정훈 후보가 53.0%를 득표해 47.0%에 그친 최인기 후보를 제치고 새정치연합 후보로 확정됐다. 선호투표제로 실시된 순천·곡성 선거구 후보로는 서갑원 전 의원이 선출됐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새정치민주연합, 전략없는 전략공천… 최명길은 후보직 전격 사퇴
입력 2014-07-07 0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