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환율 세자리 찍지만 오래 못가… 부동산 규제 풀어야”

입력 2014-07-07 02:40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2기 경제팀 수장으로서 경제운용 방침과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은 가운데 한국은행은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방향을 결정한다. 이를 앞두고 6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에게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 물었다.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 차주별 맞춤형 대책 필요=센터장들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금융규제 완화에 대부분 공감했다. 하지만 가계부채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수 진작을 위해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분명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약간의 부작용이 있더라도 규제 완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는 지역별, 소득계층별, 부채 수준별로 차별화하거나 엄정한 조건을 제시해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경우 부동산 경기는 약간 반등이 기대되지만 단기대책으로 완전한 상승 전환은 무리”라고 진단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수요자 중심의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그는 “금융규제 완화가 부동산 구매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투기수요가 붙는다면 가계부채가 급격하게 늘어 부동산 버블이 생기고 후유증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가계부채 증가를 부채질할 수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양 센터장은 “최근 2년 새 은행 가계대출은 월평균 2∼5% 증가했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금융규제를 완화한다 해도 부동산 경기 둔화는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7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 인하하기 쉽지 않아=7월 기준금리는 현 2.5% 동결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인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3분기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할 것”이라며 동결을 예상했다. 은 센터장도 “미국이 내년 상반기 금리인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테고 글로벌 경기도 회복되면서 원자재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동결에 방점을 찍었다. 홍 센터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가 살아나고 있어 통화정책 변경에 신중해야 할 시기”라며 “정치적인 이슈로 3분기 중 금리인하 기대가 이어지겠지만 실제 인하로 연결될 가능성은 30% 내외”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민구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은이 최근 입장을 바꿔 매파적(금리인상) 입장이 상당히 후퇴했고 새로운 경제팀의 경기부양 의지도 강하다”며 금리 인하에 무게를 실었다.

◇원·달러 환율 세 자릿수 진입 가능, 안착은 어려워=원·달러 환율에 대해선 대부분 연내 1000원이 깨질 가능성이 높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원화 약세로 전환돼 세 자릿수 안착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양 센터장은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따른 풍부한 달러 수급에 따라 연내 세 자릿수 진입은 가능하다”면서도 “하반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계속된다면 달러 강세 압력으로 연내 세 자릿수 안착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지 본부장도 “8월말∼9월 일시적으로 세 자릿수로 내려갈 수 있으나 10월 미국의 양적완화가 종료되면 원화가 약세로 갈 가능성이 있어 안착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