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7월 9일 직선제 대선… ‘사상 첫 문민정부 출범’ 관심

입력 2014-07-07 02:55
9일 치러지는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군 경력이 없는 인사가 대통령과 부통령에 오를지 주목된다. 유권자만 1억9000만명인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선을 통해 첫 직선제 정권교체를 이루게 된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2009년 재선에 성공했으나 연임 제한 규정에 따라 출마하지 못했다.

특히 서민 출신의 조코 위도도 투쟁민주당(PDIP)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인도네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문민정부’를 구성하게 된다. 압둘라만 와히드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2001∼2004년까지 여성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가 대통령직을 수행했으나 당시에도 부통령은 군 출신이 맡았다. 이번에 위도도 후보와 함께 부통령 후보에 나선 하타 라자사 역시 기업인 출신이다.

당초 위도도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키며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그가 중국계 기독교인이라는 유언비어가 퍼지며 지지율이 하락해 접전 양상으로 변했다. 여기에 조직력을 겸비한 명문가 출신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후보가 맹추격하면서 혼전 양상이다.

또 인도네시아 건국의 아버지인 무하마드 수카르노와 독재자인 모하마드 수하르토의 대리전 성격을 띠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위도도 후보가 수카르노 대통령의 딸인 수카르노푸트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반면 수비안토는 수하르토의 사위로 특전사령관과 전략사령관 등 군 요직을 역임했기 때문이다.

두 후보는 5차례 TV토론을 끝으로 32일간의 선거운동을 마무리 지었다고 AFP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법은 투표 사흘 전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냉각기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도도 후보는 “국가 이익의 혜택이 특정 집단에 돌아가지 않도록 관료주의를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수비안토 후보도 “인도네시아를 ‘품위 있는 국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접전에 따른 불복과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맘 프라소조 국립인도네시아대 교수는 “선거 결과 발표가 갈등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