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만의 이른 추석… 과일값 치솟을 듯

입력 2014-07-07 02:40
38년 만에 가장 이른 추석을 앞두고 햇과일 선물세트 값이 10% 이상 오르는 등 식품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더위가 채 가시지 않아 육류, 어류 등 신선도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6일 “추석이 9월 8일로 너무 이른 탓에 사과와 배 같은 과일을 추석 성수기에 맞춰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추석용 사과와 배 선물세트 가격이 지난해보다 10∼15% 상승할 것으로 본다.

명절을 2∼3주 앞두고 추석 수요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는 다음 달이 끝나기도 전에 과일, 어류 등이 매장에 나와야 한다. 더 이른 예약 판매를 위해서는 당장 다음 달 초부터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추석 대표 과일인 배는 이 시기에 맞춰 알이 굵은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기가 빠듯한 상황이다. 예년보다 1주일 정도 빨리 꽃을 틔우긴 했지만 가뭄 탓에 성장이 더디다. 사과는 배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일조량 부족으로 색깔이 아직 옅다. 추석 수요에 맞추려면 수확이 2∼3일 정도 앞당겨져야 한다.

농가에서는 이 과일들을 추석 밥상에 올리려고 여러 방법으로 생육을 촉진 중이다. 하지만 물량 부족과 생산비용 증가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태풍까지 불어 닥치면 햇과일 가격은 추석을 앞두고 폭등할 수 있다.

이른 추석 때문에 상하기 쉬운 육류와 어류 등을 유통 과정에서 신선하게 유지하는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이마트는 육류 가공시설인 미트센터와 과일·채소류 보관시설인 프레시센터에서 직접 고객에게 배송하는 물량을 지난해보다 20∼30% 확대할 예정이다. 갈비 등은 이중 산소팩 포장, 진공포장 등을 늘리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축산물과 수산물 선물세트 배송에 스티로폼 상자를 처음 사용한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