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진핑 서울대 공대 강연 공대생 참석자는 8명뿐

입력 2014-07-07 02:33

지난 4일 서울대에서 강연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강연 장소로 특별히 공과대학을 택했다. 그도 칭화대(淸華大)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공학도 출신이다. 하지만 정작 그의 강연에 참석할 수 있었던 공대생은 극소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는 6일 시 주석 강연장에 들어간 서울대 학생이 200여명이었다고 밝혔다. 서울대의 중국 연수 프로그램인 ‘SNU in Beijing’ 참가 학부생 100명과 중국학 전공 대학원생 40여명, 중국인 유학생 50명 등이다. 그런데 서울대 국제협력본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올해 ‘SNU in Beijing’ 참가자 명단을 보면 100명 중 공대생은 고작 8명뿐이고 대다수는 인문·사회과학 전공자였다. 강연 장소는 공과대학 건물인 ‘글로벌공학교육센터’였지만 정작 공대생은 강연에서 배제된 셈이다.

공대생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학생은 강연 후 서울대 학생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글을 올려 “시 주석이 이공계에 관심이 많은 만큼 공대 학생을 우선 선발해야 했다”며 “한국 사회에 만연한 ‘공대생 푸대접’의 한 단면”이라고 썼다.

강연 참석자 선정이 폐쇄적이었다는 목소리도 높다. 학생들은 “강연에 관심 있어 문의했더니 ‘이미 참석자가 정해져 있어 못 들어간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등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김용 세계은행 총재 강연 때에는 서울대가 참석자를 공개 모집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일정이 촉박하다 보니 보안상 문제 등으로 불가피하게 공개 모집을 못했다. 시 주석 강연 참석자 중 공대생도 일부 있었다”고 해명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