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작지만 가장 빛나다… 메시, 상대 수비수 몰고 다니며 공격 활로 뚫어

입력 2014-07-07 02:24
리오넬 메시(27)가 월드컵 우승까지 두 걸음 남겨뒀다.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6일(한국시간) 벨기에와의 8강전에서 1대 0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4강에 진출한 것은 준우승을 차지했던 1990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24년 만이다. 특히 그동안 유독 8강전에서 탈락한 경우가 많았던 아르헨티나로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메시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이끌었다. 벨기에 수비진은 메시 봉쇄에 사활을 걸었다. 앞서 아르헨티나의 승리가 모두 메시의 발끝에서 나온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시가 공을 잡으면 두세 명이 강하게 압박했다. 철저한 대인마크를 당한 메시는 지난 4경기에 보여줬던 파괴력 있는 돌파를 자주 연출하지 못했다. 대신 상대 수비진이 메시에게 신경 쓰는 동안 다른 선수들이 기회를 잡았다.

결승골 역시 메시에게서 시작됐다. 전반 8분 메시가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모은 뒤 우측에 있던 앙헬 디 마리아에게 볼을 연결했다. 디 마리아의 패스는 벨기에 수비에 맞고 굴절돼 곤살로 이과인에게 흘렀고, 이과인이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이과인의 이번 대회 첫 번째 골이다.

메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뛰며 전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상을 4년(2009∼2013년) 연속 수상하는 등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선수다. 하지만 월드컵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앞서 2006 독일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겨우 1골을 넣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아르헨티나가 ‘원맨팀’이라는 우려를 들을 정도로 메시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그와 함께 슈퍼스타 빅3로 꼽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네이마르(브라질)가 각각 팀 탈락과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그가 이번 대회 최고의 선수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제 메시가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올려놓는다면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와 ‘축구의 신’ 마라도나(아르헨티나)를 넘어서는 경지에 올라설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