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8강전도 골키퍼의 전성시대였다.
6일(한국시간) 열린 네덜란드와 코스타리카의 8강전은 양 팀 모두 득점 없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 끝에 네덜란드가 승리했다. 하지만 최고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맨오브더매치(MOM)는 코스타리카의 수문장 케일러 나바스(28)가 차지했다. 승부차기에서 네덜란드 키커들을 막지 못해 팀의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지만 나바스는 신들린 선방으로 최고의 별이 됐다.
나바스는 전반 21분 로빈 판 페르시와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의 슛을 잇달아 막아냈다. 특히 전반 38분에는 스네이더르의 강력한 프리킥을 몸을 날려 쳐냈다. 후반에도 무실점 방어를 이어간 나바스는 연장 전반에도 론 플라르의 헤딩슛을 펀칭하는 등 7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다.
나바스는 네덜란드와의 8강전을 앞두고 어깨 부상으로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또 이날 경기에서도 연장전에 클라스 얀 휜텔라르에게 얼굴을 맞고 쓰러지는 등 여러 번 수난을 겪었지만 투혼을 발휘하며 네덜란드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나바스는 “우리는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며 “승부차기에서 졌지만 이건 패배가 아니다. 우리는 지지 않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상대 팀인 네덜란드에선 골키퍼 팀 크륄(26)이 빛났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야스퍼르 실러선과 교대한 크륄은 승부차기에서 코스타리카의 슛을 두 번이나 막아내며 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생애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것이다.
독일의 거미손 마누엘 노이어(28)도 프랑스와의 8강전에 출전해 팀의 1대 0 승리를 이끌며 조국의 월드컵 4회 연속 4강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노이어는 8강전까지 5경기에 풀타임을 뛰면서 단 3골만 허용, 경기당 0.6실점의 무시무시한 짠물 방어를 자랑하고 있다.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은 “노이어는 독일의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친다. 페널티박스 안팎으로 노이어는 영리한 플레이를 펼쳤다”며 “그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골키퍼”라고 치켜세웠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8강전도 ‘골키퍼 전성시대’… 코스타리카 졌지만 나바스 MOM
입력 2014-07-07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