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한국시간) 코스타리카와의 8강전에서 0-0으로 팽팽하게 맞서 있던 연장 후반 종료 직전. 루이스 판 할(63)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골키퍼 교체였다. 판 할 감독은 승부차기에 대비해 주전 골키퍼 야스퍼르 실리선을 팀 크륄로 바꿨다.
판 할 감독은 키가 1m93인 크륄이 1m87인 실리선보다 승부차기에서 공을 더 잘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크륄은 A매치 출장 경험이 5경기에 불과했다. 감독으로서는 골키퍼 교체 카드가 실패한다면 정규 시간 동안 공격적인 전술 운영을 하지 않은 데 대한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러나 승부사 판 할 감독의 치밀한 한 수는 결국 빛을 발했다. 크륄은 승부차기에서 1-1로 맞선 가운데 코스타리카의 2번 키커 브라이언 루이스에게 다가가 신경전을 벌였다. 크륄의 신경전이 통했는지 루이스의 슈팅은 가운데로 날아왔고, 크륄은 이를 쳐낸 뒤 환호했다. 크륄은 4-3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코스타리카의 5번 키커 마이클 우마냐가 오른쪽으로 날린 슈팅도 막아냈다.
판 할 감독은 경기 후 “크륄에게 ‘네가 더 크니까 승부차기에서 최고의 골키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줬다”며 “크륄은 최상의 선택이었고, 그는 모든 승부차기 슛의 방향을 읽어내 이를 증명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우리가 볼 점유율을 얼마나 가졌는지, 몇 번이나 공격을 했고 기회를 몇 번이나 잡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결국에는 점수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판 할의 ‘한 수’… 연장 종료 직전 골키퍼 교체 4강행 이끌어
입력 2014-07-07 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