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소년 산 채로 불에 타” 납치·피살 부검결과 발표

입력 2014-07-07 02:54
동예루살렘에서 납치돼 숨진 채 발견된 팔레스타인 10대 소년이 산 채로 불타 죽었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압델가니 알오와위 법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숨진 무함마드 아부 크다이르(16)의 호흡기에서 화재 분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고 BBC가 보도했다. 호흡기에서 화재 분진이 검출된 것은 불이 몸에 붙었을 때 피해자가 숨을 쉬고 있었다는 의미다. 부검은 팔레스타인 법의학 전문가 입회하에 이스라엘 의사들이 진행했다.

크다이르는 지난 2일 납치된 뒤 1시간 후 인근 숲에서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됐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극우세력이 지난달 30일 발생한 유대인 청소년 3명 피살 사건에 보복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부검 결과가 나오자 예루살렘 내 팔레스타인계 주민들은 5일 차를 타고 가던 이스라엘인을 끌어낸 뒤 차에 불을 지르고 경찰과 충돌하는 등 폭력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경찰이 크다이르 장례식에 참석한 미국 국적의 사촌 타리크 크다이르(15)를 체포·구타하는 동영상이 퍼지면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외교 갈등이 촉발됐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폭력을 강력 비난한다”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