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브라질월드컵 우승 후보들이 ‘다크호스’들의 거센 도전을 물리치고 4강에 안착했다. 4강전은 남미팀(브라질 아르헨티나)과 유럽팀(독일 네덜란드) 간의 대결로 치러진다. 꿈의 4강 대진표다.
◇삼바축구 vs 전차군단=개최국 브라질과 독일은 9일 오전 5시(한국시간) 벨루오리존치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결승 티켓을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브라질과 독일은 2002 한일월드컵 결승에서 만난 적이 있다. 당시 브라질은 2대 0으로 이겨 5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브라질은 독일과의 역대 A매치에서 21차례 맞붙어 12승5무4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브라질은 현재 악재가 겹쳐 분위기가 좋지 않다. 공수의 핵으로 평가되는 간판선수들이 4강전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격수 네이마르는 콜롬비아전에서 척추 골절상을 당해 월드컵 무대에서 퇴장했다. 주장이자 중앙 수비수인 티아구 실바는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헐크, 프레드, 오스카 등이 네이마르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반면 독일은 마리오 괴체, 메수트 외질, 토마스 뮐러 등을 앞세워 브라질의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드는 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이 4강전에서 브라질을 잡는다면 1990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정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미 케디라,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등 세계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 2명을 보유하고 있지만 부상 여파로 체력이 정상이 아니라는 게 약점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게 될 필리프 람의 활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탱고군단 vs 오렌지군단=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는 10일 오전 5시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4강전을 치른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4강에 진출한 아르헨티나는 1978 아르헨티나월드컵, 1986 멕시코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 정상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리오넬 메시와 함께 공격을 이끌고 있는 앙헬 디 마리아가 벨기에전에서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당해 남은 경기를 뛸 수 없어 비상이 걸렸다. 메시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 약점이다.
네덜란드는 브라질월드컵에서 첫 우승에 도전한다. 1974년, 1978년 그리고 2010년 네덜란드는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네덜란드는 아르연 로번, 로빈 판 페르시 등을 앞세워 결승 진출을 노린다. 네덜란드는 8강전까지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12골을 넣었다. 아르헨티나와 달리 득점원이 다양한 것이 강점이다. 다만 중원의 핵심 나이절 더용이 사타구니 부상으로 중도 하차한 게 불안 요소로 꼽힌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브라질 vs 독일, 아르헨티나 vs 네덜란드… 이젠 4팀만 살아남았다
입력 2014-07-07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