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팝콘 먹으면서 못 보는 영화

입력 2014-07-07 02:29

교회의 평신도 지도자인 셀(Cell·구역) 리더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누군가 팝콘을 대접했다. 손에 팝콘 봉지를 하나씩 들고 영화관에 입장했다. 영화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팝콘에 손을 대지 않았다. 두 눈을 부릅뜨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팝콘 묻은 손을 닦으려고 가져간 휴지로 눈물을 닦기 시작했다.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을 보았을 때 이야기다. 원래 이 영화의 제목은 ‘사도(使徒)’였다고 한다. 사도라고 하면 일반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사도가 보내심을 받은 사람이니 ‘신이 보낸 사람’으로 풀어서 썼다는 것이다. 영화는 북한 지하교회와 핍박의 현장에 관한 내용이었다. 거룩한 불편함이 팝콘을 집는 손길을 멈추게 했다.

거룩한 불편함 때문에 서독의 안정된 목회지를 포기한 목사가 있었다. 그는 동독에 목회자가 없다는 말을 듣고 동독으로 들어갔다. 늘 비밀경찰이 따라 붙는 환경 속에서도 그는 목회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홀스트 카스너 목사였다. 그리고 훗날 그의 딸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독일 총리가 된다. 바로 앙겔라 메르켈이다.

그날 영화를 보며 끝까지 팝콘을 먹지 못했다. 하지만 의에 주리고 목마른 위대한 메시지는 먹고 있었다. 거룩한 불편함은 위대한 사명으로 향하는 첫걸음이다.

권순웅 목사(동탄 주다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