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빈 방문] 朴 “경제 다원화 필요” 習 “협력분야 확대” 주문

입력 2014-07-05 04:15

박근혜 대통령은 4일 국빈방한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동반해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1992년 한·중 국교수립 이후 양국 정상이 경제인들과 함께 포럼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시 주석 방한이 양국 경제협력의 상징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규모 이벤트인 셈이다. 포럼에는 양국 주요 경제인과 정부 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한·중 지도자와 경제인 “전방위 협력 확대” 한목소리=박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신(新)실크로드 구상’ 간 연계협력을 강조했다. 경제협력 방향에 대해서는 “제조업 위주에서 서비스, 에너지, 신산업 등으로 다원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도 기조연설을 통해 양국 기업인들에게 한·중 산업단지 건설, 신에너지·신소재 협력 확대 등으로 통상·투자 재정·금융에 걸친 협력 분야를 발굴하고 확대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환영사에서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이 또한 즐겁지 않은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는 공자의 어구를 인용하면서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 경제협력 단계가 한층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기업인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은 강연에서 ‘두 사람이 마음을 합하면 그 힘이 쇠라도 끊는다’는 사자성어인 ‘이인동심 기력단금(二人同心 基力斷金)’을 언급하며 “최대 인터넷 시장을 보유한 중국과 선진기술을 갖고 있는 한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안 들고 시진핑 찾아 나선 기업 총수들=국내 재계 총수들은 시 주석과의 만남을 위해 총출동했다. 시 주석은 포럼에 앞서 재계 총수들과 약 10분간 ‘VIP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5대 그룹 총수 또는 대표, 경제4단체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 측 참석 인사는 총 15명이다. 중국 측에서도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 등 거물급 경제인 15명이 참석했다.

정몽구 회장은 간담회 전 ‘시 주석에게 충칭공장 설립 인허가를 건의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라고 답해 긍정의 뜻을 표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금호타이어 난징공장 이전과 관련해 “(시 주석이) 난징공장 이전에 대해 긍정적이었다”며 “현안에 대해 적극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포럼에 참석한 뒤 삼성과 LG가 신라호텔 영빈관에 마련한 전시관을 방문해 한국 IT 제품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재용 부회장과 구본무 회장은 시 주석을 직접 안내하며 자사의 최신 스마트폰과 곡면 TV 등을 소개했다.

260㎡(약 80평) 규모의 삼성관을 찾은 시 주석은 전시된 물품을 둘러본 뒤 “삼성이 중국에서 다양한 사회공헌을 하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는 소강사회(小康社會·중국식 현대화)와 조화로운 사회 건설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30㎡(약 100평) 규모의 LG관을 둘러본 시 주석은 곡면 TV 뒷면까지 세심하게 살펴봤고,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서는 “현재 중국 자동차 업계와 협력 관계를 가지고 있느냐”고 물어보며 관심을 표시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일정을 마치고 신라호텔을 떠나는 시 주석을 배웅했다.

남혁상 노용택 기자 nyt@kmib.co.kr